김문수PD의 힐링포스트

【의회일보】요즘 우리주변에 급성 화병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7~8년 세월동안 쌓여서 나타나던 증세가 지금은 몇 달 만에 나타난다고 한다. 화를 참고 삭이지 못해 폭발하는 기간이 짧아졌다는 증거다. 흔히들 화병은 우리들 어머니세대에 많이 나타나던 증세였다. 미국정신과협회에선 화병을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정신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종의 문화결함증후군이란다.

원래 화병은 중년 여성들이 시댁간의 갈등, 남편의 외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나타난 병이다. 오랜 기간 반복되어온 울화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참고 인내하는데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병도 시대에 따라 진화하니 우리시대에 급성 화병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빈부격차에 따른 사회적 갈등, 가정불화에 따른 이혼율 증가, 노령화시대에 대한 불안감, 청소년 학교 폭력 등 숫한 요인이 많다. 과거에는 참는 것이 미덕 이던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사회현상이 급성 화병을 가속화시키는데 일조한 것 같다.

정신과나 한의학 전문가들의 화 다스리기 조언을 들어보자. 일단 화가 난다고 바로 폭발시키지 말라. 더 큰 화와 스트레스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화란 놈을 자연스럽게 다루기 위해서는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라. 좀 더 능동적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면 큰 효과가 있단다. 우리들 주변에 많은 노래방이 있어 다행이다. 한국인의 음주가무가 스트레스 해소에 명약이었음을 세삼 느낀다.

그러나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화가 폭발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명상과 복식호흡 등으로 몸을 편하게 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 격한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긴장된 심신을 달래는 것 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몸과 마음속 대화를 통한 치유가 필요 한 것이다. 일련의 습관을 통해 자신만의 심신을 이해하는데 주저하지 말라고 고언하고 있다.

오랫동안 자연치유를 실천하고 있는 문숙씨. 그녀는 지난 1975년 영화 <삼포로 가는 길>에서 대종상과 신인상을 받았던 배우였다. 미국 유학중에 요가와 명상에 심취하여 새로운 삶을 만났다. 현재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자연치유식과 명상ㆍ요가를 강의하고 상담하며 자연인으로 살고 있다. 그녀가 처음 요가를 배우면서 느꼈던 일화중 하나. “그동안 내면 깊숙이 넣어두고 참아 왔던 화가 예상치 않게 폭발 하듯 터져 나왔습니다.

가슴속에 갇혀있던 감정들이 복받쳐 올라 이유도 알 수 없는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고 한다. 요가를 시작한지 6개월에서 1년 사이 일어났던 일이라도 한다. 몸이 개운해지고 정신이 맑아지고, 눈이 선명해져서 평상시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것들이 자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차분하게 가슴이 가라앉고 눈망울이 열리고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을 서서히 느끼게 되었단다. 단순히 몸의 살을 빼거나 건강하려고 시작한 요가가 정신과 마음에도 영향을 주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도시에도 요가나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지요. 이들 모든 과정이 비우는 연습을 하는 수련이라고 합니다. 지금 하는 일마다 짜증나고 가슴이 답답하십니까? 집 근처 뒷산으로, 하천 고수부지로 때론 가족들과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맘껏 풀어 봅시다. 욕심을 비우고, 마음까지 비우면 올봄 급성화병은 없겠지요.

김문수 PD  webmaster@icounc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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