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필 정행산
【의회신문=주필 정행산】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29 재보선을 앞두고 많이 변했다. 그의 권력 의지는 2012년 대선 때보다 훨씬 강해졌다. 문 대표는 당대표 취임 직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중도(中道)’의 기치를 들었다. ‘천안함 북한 폭침’도 5년 만에 인정했다.

이 나라 국민 대다수의 상식으로는 대한민국 제도권의 제1야당 대표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뿐 아니라 마땅히, 그리고 반드시 그래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이 오히려 수상하고 괴이한 일이 된다. 천안함 폭침 인정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도 이 땅에서는 ‘반(反)국가적?반(反)대한민국적 주장과 행동’이 정의로운 일이 되고 제법 ‘의식 있어 보이는’ 멋진 처신으로 인식되는 유치한 사고가 지배해 왔다.

문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3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문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요건을 충족했다고 하기에는 이르다. 그의 지지율은 아직 뚜렷한 후보가 나타지 않은 여당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더욱이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이른바 통진당이라는 종북(從北)집단과 정책연대를 했던 사실은 이제라도 해명과 대국민 사과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그냥 그럭저럭 뭉개고 넘어가려해서는 안되며,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반국가?반대한민국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 하느냐?”는 비난과 질타를 가볍게 흘려 넘겨서도 안 된다.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인 야당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집권 때부터 좌(左) 클릭을 했다. 그 이후 ‘민주당에 정권을 맡기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는 정서가 국민 일반에게 확산됐으며, 심지어는 ‘종북 숙주’로 매도되고 있기까지 하다. 문재인 대표는 야권의 멍에이자 한계랄 수 있는 ‘좌파성향’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문 대표의 지지율과 대세론은 일정부분 그의 ‘야당 바꾸기 노력’과 자신의 성공적인 ‘변신’에서 비롯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4·29 재보선 뒤에도 그의 ‘야당 바꾸기’와 ‘변신 노력’이 일관성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점은 더 두고 지켜볼 일이다.

4·29 재보선을 앞두고 당을 뛰쳐나가 ‘호남정치의 복원’을 외치며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천정배 두 전 의원은 ‘정치도의’를 내팽개치고 ‘염치’와 ‘품위’를 잃었다. 정동영씨는 이 당의 대통령 후보였고, 천정배씨는 ‘전국 정당’의 기치로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그 정권에서 법무장관을 지냈다.

이들은 설령 불만스러운 상황으로 끌려가더라도 자신의 욕망을 눌러야 했다. 철새처럼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닐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많은 정치인이 이렇게 헤매다가 무대에서 사라졌다. 이들의 정치인생 후반부가 구질구질해지는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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