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행산 주필
【의회신문】새정치민주연합이 바야흐로 위기를 맞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당내 비주류(非盧)와 많은 골수 야당 지지층으로부터 배척을 받고 있고, 당은 이미 꽤 오래 전에 다수의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시작한 처지에 이르렀다.

이 당은 지난 10년간 선거만 하면 졌다. 당 안팎에서 새정치연합 이후의 대안(代案)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그 대안의 중심에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더 이상 놓여 있지 않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가? 한 마디로 ‘내부 분열’과 ‘시대 변화에 대한 부적응’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른바 친노그룹은 대부분 1980년대식 사회변혁론을 이념으로 하는 ‘김일성 주체사상파(주사파)’ 출신들이다. 이들은 1980년대 후반 극단적 체제혁명을 부르짖던 ‘반(反)대한민국 세력’들이었다.

언론에서는 흔히 이들을 1980년대 이전의 ‘민주화운동 세력’과 구분하지 않고 그냥 ‘운동권 세력’으로 통칭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이들은 ‘민주화운동’과는 거리가 먼 ‘주사파’ 곧 ‘전체주의 종북세력’인 것이다.

이들은 ‘비판하고 반대하고 저항하는 작업’에 달인들이며, 필요에 따라서는 ‘적대적 공생’체제를 유지하면서도 화합보다는 니편 내편 갈라 분열하고 싸움질 하는 데 이골이 난, 음모와 꼼수가 몸에 밴 체질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은 ‘반대한민국 운동’ 과정에서 익힌 오랜 습관 탓인지 매사에 삐딱하고 부정적이며 교활하고 기회주의적이다. 이들은 옳은 말을 할 때도 ‘싸가지 없이’ 말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는 물론 이들과는 다른 인사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결속력이나 조직력, 음모와 꼼수에서 이들 ‘주사파 종북세력’에게 번번이 밀리고 견뎌내지 못했다. 오늘날 새정치민주연합이 형편없이 추락한 것은 이들 극단적 체제혁명을 부르짖던 ‘구닥다리 이념집단’이 당을 타고 앉아 ‘자유민주주의 테두리 안의 진취적 여망’이라는 보편적 민심을 거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 부적응은 멸종을 앞둔 모든 조직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비록 한 때 훌륭한 정당이었다 할지라도 그 정당이 대중의 신뢰와 기대감을 잃게 되면 정치적인 몰락은 불가피하다.

새정치연합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주요 사안들에서 여당과 정부의 발목 잡는 일 말고, 국민 다수가 공감할 만한 구상과 방안을 내놓은 게 있는가? 130석을 가진 제1야당이 이 나라를 후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정당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요즘 당 내 친노파 중 몇몇 인사가 ‘문재인 대표체제 지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들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국민들로부터 비호감 인물로 찍힌 ‘싸가지들’ 일색이다. 이게 ‘대권 주자 문재인’ ‘당대표 문재인’의 한계다.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라면 최소한의 덕량과 인격과 품위를 갖춰져야 한다. 시정잡배보다 못한 천박한 인간들이 권력 좋은 것은 알아가지고 시뻘건 눈으로 정당을 기웃거리고 부나비처럼 날아들어 설치게 되면 이 나라 정치판은 가치의 혼돈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이 살아나려면 이들 천박한 ‘싸가지’들에 얹혀 떠밀려 가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지금 국민들은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의 존재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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