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행산 주필
【의회신문=정행산 주필】한중 FTA는 우리 경제의 틀을 혁명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이 협정이 본격 시행되면 우리 경제는 10년간 실질 GDP가 0.96% 추가 성장하고, 5만3천805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한·중 FTA가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제 새롭게 열릴 15억 중국 내수시장을 직접 겨냥하는 새 비즈니스 전략을 짜야 한다.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계속 감소하고 내수와 투자도 좀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국내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1일 마침내 한?중 FTA(자유무역협정)가 정식 서명되었다.

지난 1992년의 한·중 수교 이후 23년 만에 양국 협력관계에 새로운 지평이 열린 셈이다. 한·중 FTA는 이제 국회 비준 등 발효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사실 최근 메르스 사태가 터지고, 공무원연금법이니 국회법 개정안이니 하는 사안들이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바람에 한·중 FTA 서명은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한·중 FTA는 지금까지의 여타 FTA와는 다른, 우리 경제의 틀을 혁명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장치다. 물론 이 협정은 국민의 먹거리 안전문제랄지 중소기업과 농업분야의 부분적인 피해 가능성 등 부작용의 소지가 없지 않다. 하지만 한?중 FTA가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제까지 중국에 부품·반제품을 수출해 완제품을 만들어 선진국 시장에 판매하는 가공무역에 주로 의존해왔으나 이런 무역형태는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따라서 수출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한·중 FTA를 통해 새롭게 열릴 15억 중국 내수시장을 직접 겨냥하는 새 비즈니스 전략을 짜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현저하게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수출과 수입이 계속 줄어들고 원화 가치는 걷잡을 수 없이 뛰고 있다. 날이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청년실업, 소득 양극화에 따른 빈부격차도 어찌해볼 방법이 없다.

그러나 한·중 FTA가 본격 시행되면 우리 경제는 10년간 실질 GDP가 0.96% 추가 성장하고, 5만3천805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대외경제연구원의 ‘한·중 FTA 영향평가’ 조사 연구 결과다. 이밖에도 한?중 FTA가 우리 경제에 미치게 될 플러스 효과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 부장은 이날 한·중 FTA 서명에 앞서 한·중·일 FTA,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등 지역경제 통합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중·일 FTA와 RCEP은 한·중 FTA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사안이다.

RCEP(알셉)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인도·뉴질랜드 등 총 16개국이 지역경제 통합을 위해 추진하는 일종의 자유무역협정으로, 2015년까지 협정 내용의 확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RCEP이 체결되면 인구 기준 세계 최대 규모(34억 명)의 경제협정기구가 탄생하게 되며, 명목 국내총생산은 19조7천억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회는 여·야 싸움과 당내 계파 갈등에 매몰돼 있을 때가 아니다. 눈을 들어 세상을 읽고, 한·중 FTA 비준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야 하는 엄중한 까닭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한·미, 한·캐나다 FTA 때처럼 또다시 시간을 끌거나 발목을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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