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구청장(앞줄 오른쪽)과 성북구 아파트 동대표 40여명이 윤리강령을 선언 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의회신문=곽홍희 기자】‘갑을계약서’ 대신 ‘동행(同幸)계약서’를 작성해 갈등이 아닌 더불어 행복한 공동주택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성북구 주민들이 또 일을 냈다.

성북구 공동주택 동대표 40여명이 12일 종암동주민센터에 모여 “동대표자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도모하지 않고 대표회의 활동과 관련한 모든 행위에 책임을 지겠다”는 자발적 윤리강령을 선언해 모두가 행복한 아파트 문화를 또 한 번 진화시키기 때문이다.

윤리강령에는 △동대표자의 지위를 남용하지 않는다 △부당한 이익을 도모하거나 부정을 행하지 않는다 △대표회의 활동과 관련된 모든 행위에 책임을 진다 △양심에 따라 직무를 성실하게 이행한다 △관리비 절감을 위해 노력한다 등의 각오와 다짐을 담았다.

성북구아파트입주자연대표연합회 회장 김경엽 씨는 “일부 동대표의 비리가 전체의 일인 냥 인식되고 동대표가 곧 비리라는 오해가 생겨 동대표를 하려는 주민이 없을 정도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이런 분위기를 쇄신하고 청렴한 사명감을 갖고자 윤리강령 선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동행계약서를 통해 경비원, 미화원 등 약자를 사람이기보다는 비용으로 인식하는 악순환을 끊고 배려하는 선순환 문화를 확산해온 성북구 주민이 공동주택의 관리와 운영에 있어 항상 제기되었던 신뢰의 문제를 또 한 번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면서 “주민의 참여에 한계가 있는 현 주택법의 개정을 관련 기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면서 세상을 바꾸어 가는 주민에 적극 동참하고 호응하겠다”고 밝혔다.

성북구 관내 공동주택 입주자 대표들로 구성된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이하 성아연) 회원이기도 한 이들은 정기적으로 종암동 주민센터에 모여 ‘구성원 모두가 살맛나는 공동주택 문화’ 확산을 위해 소통하고 협력해 왔다.

‘동행’의 단초가 된 공용 전기료를 절약해 경비원의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을 이룬 석관두산아파트의 사례를 성북구 전 지역으로 확산한 것도 이들이었다.

이외에도 △경비원 고용안정 선언식(2015.01.13.) △경비원 고용안정 확약식 개최(2015.03.10.) △경비원 자질향상 위한 경비원 수첩 1100부 제작·배포(2015.05.) △경비원 등 휴게실 환경개선 제안 및 지원(에어컨·도배 등 13개소)(2015.07.) △경비원 인식개선을 위한 포스터 제작 및 상생문화 확산 전개(2015.08.) 등의 활동을 통해 성북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까지 변화시키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런 이유로 서울 강서구의 ‘상생계약서’의 시행도 마치 자기 일처럼 환영하는 분위기다.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를 좀 더 살맛나는 곳으로 만들어 보자는 소박한 시작이었지만 성북구 전체로 확산되고 이제는 다른 지역까지 변화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성북구는 아파트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공동주택 상생문화가 선순환 하는 시스템으로 정착해 나가는 것을 적극적 지원하기 위해 2015년 ‘동행계약서’의 전면 시행과 동행 DIY공방 운영에 이어 올해에는 동행조례 제정 등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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