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서울시의원

▲ 김진수 의원
【의회신문】최근 경제적 여건이 향상되고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삶의 질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서비스와 관광활동을 접목한 의료관광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의료관광은 대안관광 중에 특별 관심분야 관광의 한 유형으로 복지와 수명 연장의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의료비가 저렴하면서 선진국 수준의 의료서비스와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의료관광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 의료관광은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신성장동력사업

이제 의료관광은 새로운 관광형태로서 하나의 세계적인 현상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환자가 해외에서 의료관광을 선택하는 이유는 자국의 비싼 의료비, 의료기술에 대한 불신, 입원을 위한 긴 대기시간 등을 피해 수속 절차가 간소하고 대기시간이 짧으며 의료수준이 우수한 곳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휴양도 즐기길 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릎 골절 부분을 치료하는데 영국은 18개월, 호주나 캐나다에서는 2년이 걸리는데 태국이나 인도에서는 바로 수술 날짜를 잡을 수 있고 수술비도 훨씬 저렴하다고 하니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의료기술 및 의료시설 전반에 걸친 의료서비스의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우수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의료관광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퍼센트에 불과하다. 이에 중앙정부에서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무등록 유치업체를 불법 브로커로 간주해 단속을 하고 있으며, 의료기관의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국가에서 인증하기 위해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의료기관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2013년에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해 제2조 제1항 제2호에 호텔업의 종류로 의료관광호텔업을 추가로 규정함으로써 해외 의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숙박시설인 메디텔 건축을 허용했다.

법 개정 이전에는 의료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으나 이들을 위한 전용숙박시설 건립을 추진하려고 해도 숙박시설에 대한 별도 분류가 없어 관광호텔로 설립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 경우 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는 관광호텔의 신축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과 반발을 우려해 승인을 꺼려왔는데 법 개정으로 인해 허가가 용이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관광진흥법에 명시된 의료관광호텔 시설기준 등의 적용을 받아 전국 최초로 의료관광호텔이 용산역 인근에 지하 6층, 지상 34층 규모로 성형외과를 포함한 8개 진료과목을 둔 의료시설과 387개 객실을 갖춘 호텔시설로 2018년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러한 메디텔의 허가는 우리나라를 의료관광의 허브로 키운다는 정부의 정책목표와 맞닿아 있다.

타 지자체의 경우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 경기도, 그리고 인천광역시가 가장 활발하게 의료관광에 지원하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지자체 중 처음으로 의료관광 마케팅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대구도시공사에서 2017년까지 6,300억 원을 투입해 수성의료지구에 체류형 의료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광역시의 경우에는 서면에 글로벌 뷰티메디컬 스트리트를 지정해 외국인 환자 유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는 경기도청 내 전담조직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으며, 경기국제의료협회 발족을 통한 민관협력 추진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2014년에 의료관광 홈페이지를 확장·개편한 바 있다.

인천광역시는 인천의료관광재단과 함께 인천형 융, 복합 의료관광클러스터 펜타곤 구축사업을 추진하면서 경제자유구역인 송도, 영종, 청라, 역사관광지인 강화, 그리고 한중 FTA 시범도시인 중국 웨이하이 등 5개 축을 연결해 의료관광벨트를 구성하여 인천국제공항 탑승객을 겨냥해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 서울시, 의료관광의 제도적 기반 마련과 지원에 적극 나서야

서울시 자치구의 경우 서울시 유치 외국인 환자의 20퍼센트 이상을 유치하는 강남구에서는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설명회를 개최하고, 의료관광홍보관을 운영하면서 해외 홍보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강남구는 서울시 의료기관의 1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나 성형외과가 서울시 전체의 약 83퍼센트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성형외과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구는 명동을 중심으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특히 의료기관, 숙박, 관광지를 패키지화해 단체 외국인을 유치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중구 자매도시와 의료관광 교류를 통한 연계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강서구에서는 의료관광 다국어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해외 의료설명회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타 지자체와 자치구의 의료관광에 대한 활발한 지원체계 구축 노력과 비교해 서울시는 2013년도 관광사업에 의료관광 예산을 처음 1억 원으로 편성했으며, 2014년도에는 2억 원을 편성했다가 2015년도에 와서야 5억 7천만 원으로 증액하면서 본격적으로 의료관광 분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된다.

올해 서울시에서는 의료관광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의료관광 해외 홍보마케팅을 전개하며 서울시 의료관광 코스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으나 이러한 계획들이 아직은 시작단계에 있을 뿐이다.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에 서울의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자원 속에서 매력적이고 선호도가 높은 요소를 발굴해 특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세계경제가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예측이 있다. 이러한 경제 저성장에 따른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데 바로 그 해답 중 하나가 의료관광을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전략적으로 키워나가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우리나라의 관문이며 전체적인 인지도와 의료진 및 의료시설 수준의 측면에서 의료관광사업이 발전할 수 있는 적지이다. 타 지자체에 비해 조금 늦기는 했으나 서울시는 더욱 적극적으로 주변 경쟁국의 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의료관광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지원하는 것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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