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의정사례-시민들의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조하는 창조의정

▲ 박일환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

【의회신문】물 산업은 인류의 삶과 국가 경쟁력이 직결되는 산업으로 2025년이면 세계 시장 규모가 1000조원을 넘는 중요한 미래 먹거리산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에는 석유로 세계 패권이 나뉘었지만 오늘날은 ‘21세기의 금’으로 불리는 ‘물’과 관련한 물산업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글로벌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만큼 전 세계 물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우리 대구가 제대로만 준비하면 대구가 세계 물 산업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14년 중국 강소성의 이싱(宜興)시는 2016년부터 대폭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따라 하수처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찾아다녔지만 환경 선진기술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싱시가 전 세계 하수처리 분야를 탐방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하던 때, 대구의 하수처리시스템의 우수성을 목도하고 ‘유럽은 비싸고, 일본은 정서가 안 맞고, 미국은 멀고, 한국 특히 대구가 안성맞춤이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회를 발견한 대구시와 박일환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은 작년 1월 중국 정저우, 원저우, 이싱을 방문하여 관계자들을 만났고, 중국이 (대구의 물 산업 관련) 환경시설 운영 능력과 핵심기술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직접 느끼고, 우리에게 찾아온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이싱시 방문기간 동안 작년 4월 대구시에서 열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 개최를 알리고 대구 물산업의 우수성과 지역 수처리관련 기업들의 기술우수성을 홍보했고, 이싱시는 왕중소 이싱시 서기, 주욱봉 이싱환보과기공업원 주임 등 공무원과 기업인들 46명이 물포럼에 참여해 대구 하수처리기술과 물산업의 우수성을 목도했다.

이 기간 동안 대구환경공단과 중국 이싱환보과기공업원간 기술 수출 계약과 함께 한·중 합자 형태의 하수처리전문기업을 이싱시에 설립하는 계약도 성사시켰다. 대구와 이싱의 합자회사를 통해 대구 물 산업이 중국 등 해외로 뻗어나가는데 든든한 발판을 만들고 국내 기업의 설비와 기자재를 수출하는데 우위에 서게 됐다.

본인은 세계물포럼 기간 동안 중국 시안에 위치하고 있는 풍력전기공사 딩슈차이 사장을 만났고, 이후 딩슈차이사장이 대구를 재방문했을 당시 우수한 대구시 염색공단 오·폐수 처리기술을 홍보하고 현장을 볼 수 있도록 주선했고, 그 결과 셴양시 정부에 대구시 환경기술이 소개되어 협력의향서(MOU) 체결을 이끌어 냈다.

이를 통해 1500억원을 투자하여 14만톤을 처리하는 오·폐수처리시설 증설시 대구환경공단, 대구 환경 관련 기업체, 셴양시 신흥방직공업원관리위원회간 3자 합작을 통해 건설하기로 합의했고, 이로 인해 이전에 진출한 중국 동부지역인 이싱, 정주, 온주에 이어 서부지역인 셴양까지 대구시 환경기술이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중국은 올해부터 환경규제가 대폭 강화됨에 따라 고도의 처리기술이 요구되는 환경기초시설 건설과 개·보수 및 효율적인 운영이 절실히 필요하다. 중국은 향후 20년간 무려 10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수처리 모범적인 도시라는 정저우와 원저우의 경우, 인구는 각각 900만 명과 800만 명이 넘지만 20만t 규모의 하수처리장이 3, 4곳 있을 뿐이다.

인구 250만 명인 대구의 하루 하수처리능력이 170만t인 것과 비교하면 중국 시장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를 알 수 있다.

섬유와 염색으로 인한 신천·금호강의 오염과 낙동강 페놀사태 탓에 대구는 무려 4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물 관련 분야에 쏟아 부어야 했던 아픈 과거가 이제 100조원이 넘는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가 되었다.

그동안 (주)우진, (주)로얄정공, (주)엔바이오컨스, (주)리테크 등 특정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지역업체까지 생겨났다.

또한 물 산업클러스터에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기업들의 유치를 통해 대구시 물 산업 및 물 기업들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물 산업을 통한 미래먹거리 창출에 풀어야 할 과제가 많겠지만 시의회와 대구시, 업계가 머리를 맞댄다면 대구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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