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신문】‘폭력에 의거해 대한민국 체제를 뒤엎고 북한식 사회주의 건설을 추구’하다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결정으로 해산된 옛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 55명이 지난달 창당한 민중연합당 후보로 20대 총선에 출마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통진당 전력을 숨긴 채 무소속으로 출마한 인사 11명이 추가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옛 통진당 세력은 민중연합당 소속 55명, 무소속 11명 등 총 66명인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통진당 19대 국회의원이었던 이상규(서울 관악을)·김재연(비례) 전 의원은 이번 4·13 총선에 민중연합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과 경기 의정부을 지역에서 출마했고, 통진당 서울시위원장을 지내며 서울시장 후보로까지 나섰던 정태홍 역시 민중연합당 후보로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다.

이밖에 이번 총선에 민중연합당 후보로 출마한 통진당 출신으로는 옛 통진당 중앙선관위원장 백현종(경기 부천 원미을), 광주시당위원장 윤민호(광주 북을) 전북도당위원장 오은미(전북 남원임실순창), 인천시당 중앙위원 임동수(인천 남동갑), 전북도의회 의원 후보였던 이대종(비례 2번), 통진당 재건조직인 ‘구로민주광장’을 결성했던 이근미(서울 구로갑), 서울시당 학생위원장 정수연(비례 1번) 등이 대표적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옛 통진당 출신들은 주로 영남과 대전지역에 후보로 등록했다. 통진당 울산시당 위원장을 지낸 김종훈(울산동), 울산북구 위원장을 지낸 윤종오(울산북), 대전시당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 출신의 이대식(대전동) 후보 등이 그들이다. 통진당 전력을 밝힌 무소속 출마자는 경기 화성갑에 나온 홍성규 전 통진당 대변인이 유일하다.

특히 경기지역 출마자 18명 중 11명은 이석기 전 의원의 2013년 5월 내란 선동 현장인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리스타 수녀원에서 열린 비밀회합(일명 RO회합)에 참석했던 옛 통진당 소속 인사들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전화국, 유류저장소 등 국가 기간시설 파괴 등을 모의했던 것으로 확인됐었다.

민중연합당은 “99% 민중의 직접 정치를 실현하자”는 모토로 지난 2월 27일 비정규철폐당·농민당·흙수저당 연합으로 창당해 한 달도 안 돼 13개 광역시도당을 구축하고 당원 2만여 명을 확보했었다. 그리고 이 당의 4·13 총선 후보 60명 가운데 무려 3분의 2가 통진당 출신이다. 따라서 민중연합당이 간판만 바꿔 단 사실상의 ‘통진당 재건’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짙다.

현행 정당법상 해산정당의 강령 또는 기본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정당의 창당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구성원들에 대한 제재규정은 별도로 없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위헌을 이유로 정당을 해산하면서 그 사유가 된 강령을 만들고 활동에 동조한 구성원들에게 입법 미비로 법적 제재를 가하지 못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 민주적 기본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불순세력이 다시 세를 규합해 국회에까지 재침투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계당국과 유권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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