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신문】 30일 20대 국회 임기 시작과 함께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이 선임되었다. 김희옥 신임 위원장 선임은 당초 비대위와 혁신위 분리안이 전국위원회 개최 무산으로 좌초된 뒤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 친박계 최경환 의원과 3자 조율 끝에 이뤄낸 결과물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 내정자는 이번 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의결 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위원장에 임명되며, 차기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새누리당 대표를 겸임하게 된다. 김 내정자가 위원장에 임명되면 총선 후 40여 일간 지속된 새누리당 지도부 공백사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4⋅13 총선 패배 이후 최근에는 혁신위원장⋅비대위원 인선까지 불발되면서 구심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김희옥 신임 혁신비대위원장은 그의 경륜으로나 식견으로 볼 때 오랜 지도부 공백 해소와 함께 당 정상화를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가 새누리당의 당면 과제인 혁신과 통합의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김희옥 신임 혁신비대위원장은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동향이자 최 의원의 전 지역구인 경북 청도(淸道)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정현 의원과는 동국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그는 국무총리⋅감사원장 후보자로도 거론됐었다.

그의 이번 혁신비대위원장 발탁은 내정 과정에서부터 친박계 추천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친박계의 등에 업혀 발탁된 그가 새누리당의 난제인 계파 청산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선 비상대책위원 구성에서도 친박계의 입김을 무시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지금의 새누리당 위기는 여전히 다수계파인 친박계의 무모한 계파 패권주의와 정당 민주주의 실종에서 비롯됐다. 이를 바로잡지 못하면 새누리당은 등 돌린 민심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고, 정권 재창출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낙점은 혁신보다는 우선 계파 갈등 봉합에 초점이 맞춰진 인선이라는 인상이 짙다. 대단히 아쉬운 인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김희옥 신임 위원장은 "만약 지금까지 퇴행적인 관행이 있었다면 과감하게 깨뜨려야 하고,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혁신, 쇄신해야 한다. 이것이 내 소임"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가 통합 사회 통합과 함께 정당 구성원 사이에 화합하고 통합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그가 부디 친박의 무모한 계파 패권주의를 '과감하게 깨뜨리고' 새누리당이 혁신하고 쇄신하는 보수정당, 화합하고 통합하는 집권여당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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