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골프장·염속봉산·까치산 등 3곳 평가 시작

▲ 지난 24일 오후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사드배치결사반대 범시민투쟁 결의대회'에서 7000여 명의 시민들이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의회신문】한·미 공동실무단이 29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다른 후보지 3곳에 대한 평가 작업에 돌입했다. 이들 후보지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으로 이 가운데 성주골프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공동실무단은 이날부터 성주군 내 다른 후보지 3곳에 대한 현장실사 등 부지 가용성 평가를 실시한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는 그동안 실무 차원에서 해당 부지들을 검토해왔다"며 "해당 지자체와 협조하고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서 6개의 부지 가용성 평가기준을 적용해 빠른 시일 내에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6개의 평가기준은 ▲작전 운용성 ▲주민·장비·비행안전 ▲기반시설 체계 운용 ▲경계보안 ▲공사소요 및 비용 ▲배치 준비기간 등이다. 성주군 측에서는 서류평가와 현장실사 등 부지 가용성 평가에 필요한 업무를 협조할 예정이며, 자문 역할을 맡을 전문가들은 국방부와 성주군청 및 경북도청에서 각각 추천한 환경, 전자파, 토목 전문가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전자파와 소음 논란 등 주민·환경 영향 등에 중점을 두고 평가 결과를 지역 주민 대표들에게 설명할 방침이다.

다만 국방부는 이미 자체적으로 실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염속봉산과 까치산 등 2곳에 대해서는 부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성주골프장이 사실상 결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성주골프장은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져 있고 해발고도 역시 680m로 성산포대(해발 383m)보다 높다. 성산포대보다 더 넓고 주변 민가가 적은 데다 진입로 등 기반시설도 갖추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방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한·미 공동실무단이 보는 것"이라며 "일단 현재 단계는 3곳 중 어디가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주골프장의 경우 인근 지역인 김천시에서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김천과 가까운 곳으로 최종 부지가 선정되면 김천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고려해 평가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고 했지만, 김천 주민들과의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군 당국은 내년말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성주골프장으로 결정될 경우 김천 지역의 반발로 실제 배치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부지 매입 과정에서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에 발표됐던 성산포대로 재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미 공동실무단이 다른 후보지 3곳 중 적합 지역을 판단한 뒤 성산포대까지 포함해 최종 부지 가용성에 대한 검토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도 "3곳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새로운 결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미 당국의 최초 결정(성산포대 배치)이 유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 성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은 불 보듯 뻔하고 김천 주민들과의 지역 갈등만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 자료에서 "한·미 국방부는 한·미 공동실무단이 다른 후보지의 군사적 가용성과 적합성 등을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최종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후 후속 조치는 부지 공여를 위한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협의, 설계 및 시설공사, 사드 체계 배치 등 절차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드 체계 배치 추진 과정에서 지역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해 주민들이 공감하고 지지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필요시 사드 배치 후 주민, 국방부, 주한미군 간 대화·협의 창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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