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홍윤식 행자부 장관, 국회의원 등 고인 넋 기려

▲ 황교안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된 고 김창호 경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고 김창호 경위는 19일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폭행 사건 용의자가 쏜 사제 총을 맞고 순직했다.
【의회신문】20일 서울 송파구 경찰대학병원 장례식장 5호실. 전날 발생한 오패산 터널 총격전으로 숨을 거둔 김창호(54) 경감의 빈소는 안타까움과 씁쓸함으로 가득했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조문 행렬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었다. 경찰 동료들은 물론 이철성 경찰청장과 김정훈 서울청장,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 황교안 국무총리 등 300여명이 방문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빈소 주변에는 경찰을 비롯해 각 정당 대표와 원내대표, 국회의원, 강북구청장 등 각계각층에서 보낸 조화와 조기 등도 비치됐다.

이날 낮 12시13분께 도착한 김 경위의 어머니는 빈소에 닿기 전부터 오열하기 시작했다. 몸을 파르르 떨면서 이내 주저 앉았다.

"아이고… 어떡해. 우리 아들…"

5분 가량 의자에 앉아 호흡을 가다듬은 뒤 빈소에 도착한 어머니는 김 경위의 이름만 잇따라 외쳤다. 그 울음에 빈소를 지키던 가족들의 참았던 눈물도 터져나왔다.

오후 들어 빈소를 찾은 김 경감의 이모는 김 경감의 영정을 보자마자 통곡했다. 그는 몇 분 동안 "창호야", "아이고"를 반복해 외치다 김 경감의 아내를 보자마자 끌어안으며 오열했다.

김 경감의 아들은 현재 서울 시내 방범순찰대에서 의무경찰대원으로 복무 중이다. 사건 발생 4일 전인 15일부터 외박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 상경은 사건 당일 아버지와 가족들이 함께 강원 횡성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고 전했다. 김 경감이 야간 현장의 업무 과부하를 걱정하며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고도 밝혔다.

김 상경은 빈소 옆에 우직하게 서서 각계각층의 조문객들을 맞았다. 아버지가 속한, 또 현재 자신이 소속된 경찰 조직의 수장 앞에서도 굳게 버텼다. 그러다 조문객들이 없는 틈이면 남몰래 눈물을 닦아냈다.

점심시간 즈음에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진선미, 김영호, 김정우, 표창원 의원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에 위로를 전했다. 이어 오후 2시40분께에는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도 조문에 동참했다.

표창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언제나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들의 안위를 돌보는데에 소홀한 경찰관들의 안전은 우리 국민과 국회, 정치권이 지켜야한다"며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장비를 도입하고, 이제 경찰관들은 국민 뿐 아니라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필요 장비를 착용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도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두고 발생해 더 안타깝다"며 "현장 경찰관들이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1시20분께에는 이철성 경찰청장과 경찰청 각 국장 등 10여명이 빈소를 찾았다.

이 청장은 "경찰의 날(10월21일)을 바로 앞두고 범인 검거 중 순직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김 경감에 1등급 공로장과 경위에서 경감으로의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그러면서 "저희 경찰은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경찰 본연의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모든 역량을 총집결할 것"이라며 "이러한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유사한 범죄에 단호히 대처토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전날인 19일 병원 방문에 이어 이날도 빈소를 지켰다.

김 청장은 "유족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더 이상 경찰관들이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인력이나 장비 보강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과 황교안 국무총리도 김 경감의 명복을 빌었다. 황 총리는 방명록에 '평생을 바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온 고인의 헌신과 용기, 희생을 결고 잊지 않겠다'고 적었다.

김 경감은 1962년 6월20일생으로 영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89년 8월19일에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했다. 청와대 경호실 지원부대인 101경비단과 서울청 202경비대, 서울청 보안수사대 등을 거쳤으며 강북경찰서에는 올 2월부터 근무했다. 정년까지는 6년 가량 남은 상태였다.

그는 27년째 근무하면서 지난해 모범공무원 국무총리 표창을 비롯 총 24차례나 각종 표창을 받을 만큼 모범적인 경찰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소 현장에 앞장서는 등 솔선수범한 태도로 선후배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앞서 김 경감은 전날인 19일 오후 6시45분께 서울 강북구 번동 오패산터널 입구 인근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던 성씨를 추적하다 성씨가 만든 사제총 총탄을 맞았다. 이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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