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후폭풍 염려해 찬성표 던질 가능성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서 촛불로 만들어진 '탄핵'이라는 글씨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의회신문】국회가 오는 9일 본회의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 표결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가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은 부결될 수도 있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선 찬성표가 의외로 가결정족수인 200명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오늘 바로 이 시간에 투표를 한다면 탄핵은 부결된다. 12월9일 탄핵 가능성도 50대50"이라며 "비박이 넘어왔다고 마치 탄핵이 될 것처럼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에 현혹되지 마시라. 그들의 입장이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 거기에 우리 운명을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는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의원들의 결속을 주문한 것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새누리당의 동향을 근거로 찬성표가 가결정족수를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일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촛불 민심이 친박과 비박을 가리지 않고 새누리당을 향할 수 있기 때문에 비박은 물론, 친박들도 무기명으로 실시되는 투표에서 대거 탄핵 찬성 쪽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탄핵 부결은 새누리당으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당장 10일 열릴 촛불시위가 여의도 새누리당사를 향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 가결정족수인 200명을 가까스로 넘겨 가결되는 것도 새누리당으로선 그렇게 만족스런 결과는 아닐 수 있다.

탄핵 부결은 피했다고 쳐도 누가 탄핵 반대표를 던졌느냐를 놓고 당장 야권에서부터 따지고 나설 수 있다. 이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핵 찬반 의원들의 이름을 공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때문에 비박계 30명 안팎의 찬성으로 200표를 간신히 넘을 경우 대다수 친박계들은 탄핵 반대에 선 것이 되기 때문에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새누리당 친박계가 대거 찬성 쪽으로 돌아서 의외로 큰 표차이로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 220~230명의 탄핵 찬성표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가결정족수를 크게 웃돌 경우 친박계에서도 찬성표가 다수 나왔다는 의미가 되고 그러면 친박 반대표 색출 등의 후폭풍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친박계 의원들의 동요도 감지된다. 한 친박계 의원은 "지역구민들의 성화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나도 원래는 탄핵 반대쪽이었는데 지역구민들의 성화 때문에 (찬성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대통령이 6~7일께 조기 퇴진 의사나 2선 후퇴 의사를 밝힐 경우 국면이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4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조기 퇴진 입장을 밝혀도 타이밍이 너무 늦은만큼 전체적인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대체적이다.

저작권자 © 의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