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비람 라이케르트, 피아니스트 겸 서울대 음대 교수.
【의회신문】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인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아시아 지역 예선이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렸다.

25일 클래식음악계에 따르면 반 클라이번 콩쿠르 주최 측은 지난 23~24일 서울대 음대 콘서트홀에서 이번 예선을 치렀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홍콩, 타이완, 베트남, 태국 등 7개국에서 11명이 참가했다. 1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 총 10명이 예선에 참여했다.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박진형, 박연민, 인소향 등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연주자들이 참여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멘토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파리국립고등음악원 교수인 미셸 베로프 등 심사위원 5명이 7개 지역을 돌며 지역 예선 심사를 직접 본다.

그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리게 된 까닭은 한국이 그동안 클래식음악 강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서울 예선뿐만 아니라 유럽 예선, 미주 예선에서도 한국 피아니스트들이 대거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달 8~11일 독일에서 열린 예선에는 서형민, 한지호, 김성재, 박종해, 김윤지 등이 참여했고 같은 달 13~1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예선에는 김수연, 김다솔, 원재연 등이 출전했다.

다음달 8~12일 미국 뉴욕 예선에는 피아니스트 박선아와 조준휘가 참여하는 등 한국인 피아니스트들이 어림 잡아 20명에 달한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조성진이 우승한 쇼팽 콩쿠르를 비롯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이른바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로 통하는 대회들과 견줄만한 권위를 인정 받고 있다. 이 세 콩쿠르가 유럽을 기반으로 하는 데 반해 북아메리카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면서 현지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1958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기 위해 1962년부터 열리고 있다. 4년 주기로 이번에 15번째 예선을 치르고 있다.

그간 루마니아의 라두 루푸, 독일의 크리스티안 차하리아스 등을 입상자로 배출했다. 한국인 입상자로는 2005년 처음으로 양희원이 입상한 데 이어 2009년 스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99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연주자로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가 이번 아시아 지역 예선의 결정적인 다리를 놓았다.

라이케르트 교수는 "지역 예선임에도 화상이 아닌 실제 연주를 심사하는 것이 의미가 크다"며 "한국 국적을 가진 연주자들이 많이 참여한 점 등이 고려돼 서울에서 처음 열리게 됐는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3대 콩쿠르에 비견할 만한 중요한 콩쿠르라 참여 연주자들의 수준이 높다"며 "연주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예선을 관람하러 많이 와 교육적으로도 좋은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피아니스트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등도 예선을 지켜봤다.

결선은 오는 6월 7~10일 미국 포트워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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