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봄의 캐럴'로 완연히 자리잡았다.
【의회신문】'봄의 캐럴'로 통하는 밴드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봄기운과 함께 차트에서 꿈틀대고 있다.

28일 오전 최대 음원사이트의 급상승 차트에 따르면 '벚꽃엔딩'이 2위에 걸려 있다. 전날 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버스커버스커의 또 다른 히트곡 '꽃송이가'가 이날 새로 진입해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최근 몇년의 흐르처럼 두 곡은 3월 초면 메인차트인 실시간 차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벚꽃엔딩'은 버스커버스커가 2012년 3월29일 발표한 셀프 타이틀 1집의 타이틀곡이다. '꽃송이가'는 이 앨범의 수록곡이다.

이후 매년 3월에 들어서면 두 곡은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점차 기온이 올라가면 '벚꽃엔딩'의 순위도 따라 상승한다. 올해 벚꽃이 예년보다 2~5일 일찍 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곡의 순위 상승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솔로로 활동 중인 버스커버스커 리더 장범준이 작사, 작곡한 곡이다. 쉬운 멜로디와 봄을 연상케 하는 가사가 입에서 자연스럽게 흥얼거려진다.

그는 이 음반을 설명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초속 5㎝'의 정서를 가져왔다고 했다. 최근 국내 개봉 이후 신드롬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초기작이다. 벚꽃이 떨어질 때의 속도를 제목으로 쓴 이 애니메이션은 소년소녀의 첫사랑을 아련한 정서로 그렸다.

'벚꽃엔딩'은 이 같은 인기로 '벚꽃 연금' '좀비 음원' 등의 별칭이 따라 붙고 있다. 매년 봄마다 음원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차트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을 곡이라는 비유다.

그룹 '하이포'와 가수 아이유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 역시 시즌송으로 통한다. 2014년 4월8일 발표된 이 곡은 역시 봄 분위기를 물씬 풍겨, 벌써부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다시 회자되고 있다.

'봄 캐럴 아이돌'로 통하는 그룹 '비투비'가 지난해 발표한 '봄날의 기억'은 벌써부터 메인차트인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대세 그룹 '방탄소녀단'이 '봄날'이라는 제목의 신곡을 발표해 새로운 '봄 캐럴'을 예고하고 있다.

캐럴이 만연한 겨울에는 이 같은 시즌송이 일찌감치 퍼졌다.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크리스마스 캐럴 대표곡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스 유',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시 곡 제목처럼 세상을 떠난 조지 마이클이 속했던 영국 듀오 '왬!'의 '라스트 크리스마스' 등이 겨울마다 재조명됐다. 국내 노래 중에서는 아이유가 2010년 발표한 '미리메리크리스마스'가 떠오른다.

가을에는 예전부터 이용의 '잊혀진 계절', 김광석의 목소리로 기억되는 포크그룹 '동물원'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이 울려 퍼졌다. 여름에는 '쿨'의 '해변의 여인', DJ DOC의 '여름이야기' 등이 있다.

봄마저 시즌송이 확연하게 자리매김하면서, 이제 음원차트만 날씨를 예상할 수 있다는 농담도 나온다.

가요계 관계자는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사용된 기존 곡이 차트에 재진입하는 건 이제 당연한 흐름인데, 여기에 '벚꽃엔딩'으로 인해 시즌마다 주목 받는 '시즌송'의 차트 진입도 당연시됐다"며 "스마트폰 등을 통해 쉽게 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음원차트도 일상인 날씨에 반응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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