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3일 오후 전북 전주 한옥마을 꽃숙이 공예공방촌을 방문해 양미영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회신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오는 27일 호남경선을 앞두고 일제히 '호남 구애'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서로 다른 호남 접근법에도 시선이 쏠린다.

앞서 수많은 '호남 공약'을 쏟아냈던 문 전 대표는 23일 전북 전주를 찾아 '대세론'을 앞세워 자신이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이날 대구북구을 지역구의 무소속 홍의락 의원의 캠프 합류 소식을 광주에서 알리며 '영호남 통합'을 내세웠다.

'광주에서 출퇴근'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호남 홀대론' 등 아직까지 반문정서가 남았다는 점을 자극하며 호남 발전 공약을 대거 쏟아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호남에서부터 압승을 거둬서 조기에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빨리 결정되고 싶다. 그것이 저의 욕심"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연정 등 정치공학적 방안도 활발하게 논의가 되고 있는데, 저는 개혁의 동력은 정치권의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닌 국민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전통적 지지층의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호남 내부에서도 전북-전남의 지역갈등이 존재한다는 점을 겨냥, "호남에서도 소외가 되는 이중의 상실감과 아픔, 제가 전북의 친구가 돼 풀어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오른쪽) 충남지사가 23일 오전 전남 광주 광산구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를 방문해 노조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광주를 방문 중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예정에 없던 팽목항 방문 일정을 추가하거나 광주 지역 노조와 만나는 등 '집토끼 사수'에 공을 들이면서도, 홍의락 무소속 의원의 합류를 알리며 영호남 통합을 강조했다.

홍의락 의원은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TK(대구경북)가 안희정을 통해 민주당을 바라보고 있다. 놀라운 일이고 일찍이 없던 일"이라며 "통합과 민주주의 가치를 제일 앞세우는 안희정을 지도자로 만들어 국가의 미래를 설계해보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안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진보의 국민, 보수의 국민으로 나눠져서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그런 소신을 가진 저에게 '안희정은 대구경북으로부터도 지지 받고,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를 후회하면서도 민주당에는 동의하지 않는 (대구경북)주민들이 안희정은 지지한다'는 홍의락의 변은 자부심을 준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대연정'에 대해서도 "저는 우클릭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정치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 성남시장이 19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아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시장은 전국 첫 순회경선지인 호남에 올인하기 위해 이날부터 경선일인 27일까지 광주에 상주하며 서울로 출퇴근하기로 하는 등 호남권 경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공약 보따리'를 들고 광주를 찾았다. 그는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평화·인권 담당 UN기구 유치와 5·18 광주민주화정신 헌법 전문 수록,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공식기념곡 지정,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에 따른 '제2 쌍용차사태' 방지 등을 골자로 하는 광주·전남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호남홀대론'과 '전두환 표창' 논란 등 아직까지 지역에서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남았다는 점을 자극한 셈이다. 그는 "경선의 실질적 경쟁자는 문재인 전 대표"라며 "정치적 유산도 세력도 없는 변방의 기초단체장이 10%대의 지지율을 얻은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직접 문 전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절 불러 주셨다"며 "이 저변의 거대한 에너지와 기적이 대한민국 새 역사를 위해 분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첫 분출지가 호남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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