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 회장

【의회신문】 G-2 스트롱맨(정치꾼 Vs. 장사꾼) 대결

'해양세력'과 '대륙세력'간, '아메리카퍼스트(America First)'와 '중국몽(中國夢)'이 충돌하는 접점에서 세기의 첫 대좌가 오는 6~7일 이루어진다.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중간 치열한 기싸움 가운데, 잽과 펀치를 날리는 강온공방전이 약 3개월간 계속되어 왔다. 관전포인트는 전면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시진핑 주석은 직접 등장하지 않고 관영매체와 학자들을 이용해 미국의 공격을 방어해왔다는 점이다.

한편 미국 내 대중강경파들을 피해 중국은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특별보좌관과 사위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겨냥,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이소림 회장과 추이텐카이 미국 주재 중국대사를 통하여 비선 외교 ‘핫라인’을 구축하여 대비하여 왔다.

'패권국' 미국 Vs. '신흥강대국' 중국

미국의 세계 경제생산 비중은 1980년 22%에서 오늘날 16%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2%에서 18%로 증가했다. 중국은 미국 국내 총생산(GDP)의 63%를 넘어섰고 미국정부의 최대 채권국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을 추격(追擊)하는 것이 아니라 추월(追越)을 꿈꾸고 있다.

미국의 안보 중심이 중동에서 아시아로 회귀(Pivot to Asia)되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 towards Asia)정책' 일환으로 해군력의 60%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있다. 세계적인 MD 전략 일환으로 동아시아에서 한국을 필두로 일본, 대만으로 확대하여 확고한 봉쇄 전략(Blockade Strategy)을 구사, 대륙세력이 해양으로 뻗어 나가려는 힘을 핵심 주변국과 함께 단호히 차단할 태세다.

미중 강대국에 휘둘리는 한반도의 운명

금번 미중 양국간 핵심 이슈에 있어서 충돌 접점은 ‘북한핵문제’와 ‘무역불균형’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150억 달러 투자와 70만 개 일자리를 선물로 주고, 미국의 안보약속을 받아냈다. 우리는 국가리더십 부재 및 남북대화조차 단절된 상태로 성숙한 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와 한미군사동맹 관계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형국이다.

여하튼 금번 미중정상회담이 남북당사자가 빠진 상황에서 한반도 운명을 좌우하는 제2의 얄타회담(얄타회담: 제2차 세계대전 종반에 얄타에서 미국·영국·소련의 수뇌들이 모여 독일의 패전과 그 관리에 대하여 의견을 나눈 회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문제는 트럼프대통령이 4월 2일 대북정책과 미중정상회담 관련 파이낸셜타임즈(FT)의 인터뷰를 할 때도, 지난 2월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을 때에도 가장 중요한 당사자국이자 동맹국인 한국 'South Korea'을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북한의 '위험한 모험(Brinkmanship)'

북한은 오늘 새벽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비행거리 60km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대내적으로 공포정치와 경제난으로 정치적 불안정이 가중되고, 대외적으로는 외교적 고립심화로 그 어느 때보다 곤경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나에게 주목' 좀 해 주라는 식의 위험한 쇼를 보이고 있다. 즉 존재감 과시 차원에서 대사(大事)를 앞에 둔 두 강대국을 살짝 건드리며 6차 핵실험의 전초 단계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다.

"나는 블러핑(공갈)을 하지 않는다", "중국이 북한 핵문제를 풀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워딩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초강경 대응태세에도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会叫的狗不咬人)'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국내의 모 일간지는 G-2 회담에 참여하는 라인업(Key man)을 두고 '터프한 싸움닭 Vs. 능구렁이 책사'라고 비유하면서 쉽지 않은 '치킨게임' 양상을 지적했다.

미국은 외과수술식의 원샷 해법에 방점을 두고 있고, 중국은 북핵 문제가 오랜 시간 동안 누적(冰冻三尺非一日之寒 ; 겨우내 얼었던 얼음은 일거에 녹지 않는다)되어 온 문제로 단번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므로 그 간격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관계가 대결 아닌 진정한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 한반도에 평화가 깃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前 주중 국방무관 / 現 (사)한중안보평화포럼 대표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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