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6.24 사드 철회 평화행동 미 대사관 인간띠잇기 기자회견'에 참가한 사드배치저지전국행동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회신문】 24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미국 대사관을 둘러싸는 장면이 펼쳐진다.

참여연대·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사드한국배치전국행동(전국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6·24 사드 철회 평화행동 및 미국대사관 인간띠잇기'를 개최한다.

전국행동은 이날 행사에서 서울광장을 출발해 '세종대로 사거리→종각역 사거리 →우정국로(조계사 앞 사거리)→삼봉로→종로소방서'를 거쳐 주한 미국대사관까지 이어지는 평화행진에 나선다.

특히 참가자들이 미국대사관을 지날 땐 행진 대오가 앞·뒷길 2개 대오로 분리된다. 주최 측은 이날 5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미국대사관 주변을 둘러싸는 '인간 띠'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찰은 전국행동이 신고한 행진 경로 중 미국대사관 뒷길 및 시민열린마당 방향 측면길(종로소방서 우측→대한민국역사박물관→세종대로)에 대해 금지 통고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강석규)는 23일 전국행동이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금지 통고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오후 4~8시 사이에 1회에 한해 20분 이내 신속히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재판부는 전국행동이 ▲미국대사관을 에워싸는 모습으로 행진함으로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의사 표시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일 뿐 어떠한 위해를 가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어 보이는 점 ▲질서유지인 300명을 둬 평화적으로 개최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지금까지 사드 배치 반대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점 등을 고려했다.

미국대사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경찰의 결정이 집회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했다고 본 것이다.

전국행동은 재판부의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1회, 2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신속히 통과해야 한다고 못 박은 점은 아쉽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국행동 측은 "인간 띠 잇기로 전(全) 차로를 점거하는 것이 아니고 질서유지인도 배치될 예정"이라며 "긴급출동 등의 상황에 시민들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촛불집회 당시 구급차 통행 등의 상황에서 참가자들이 보여줬던 성숙한 시민의식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화행진은 공연, 시민발언 등의 순서로 구성된 집회를 마치고 오후 5시부터 시작된다.

인간띠잇기에서 참가자들은 미국대사관을 에워싸고 강강술래, 현수막 파도타기, 구호 제창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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