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8·2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대표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의회신문】 국민의당 당 대표 선거 후보등록이 11일 마감되면서 안철수 천정배 정동영 이언주 후보의 본격적인 대전이 시작됐다. 후보간 우열을 명확히 점치기는 이르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1강 2중 1약 구도로 흐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래도 대선후보와 당대표를 지낸 안철수 후보가 조금 앞서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내 호남지역 민심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당 대표 당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유권자 절반 이상이 호남 민심이기에 과연 이들이 안 후보에게 또한번의 기회를 주느냐 여부가 이번 당대표 선거의 핵심적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국민의당 당원 24만1287명이다. 이 중 광주와 전남·전북 등 호남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당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이다. 총 5만456명으로 전체의 20.91%를 차지한다. 전북은 4만3114명(17.87%), 광주는 3만177명(12.51%)으로 집계됐다. 세 지역을 합한 수는 12만3747명, 총 51.29%다.

반면 호남을 제외한 타 지역의 선거인 비율은 높지 않다. 서울은 3만3482명(13.88%), 경기는 3만236명(12.53%)에 그치고 있고 다른 지역은 1만명도 채 되지 않는다. 부산(8782명, 3.64%) 강원 (7371명, 3.05%) 인천(6332명, 2.62%) 충남(5541명, 2.30%) 대전(4563명, 1.89%) 경남(4259명, 1.77%) 경북(4046명, 1.68%) 대구(3918명, 1.62%) 충북(3912명, 1.62%) 울산(2119명, 0.88%) 제주(1929명, 0.80%) 세종(1048명, 0.43%) 기타 2명(0.00%) 등이다.

PK(부산 경남)지역 출신인 안 후보가 호남 출신 천정배 정동영 후보보다 영남지역에서 유리할 것이란 점은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선거인단 규모를 따져보면 영남 표심갖고는 대세를 가르기 어렵다. 역시 호남의 지지가 있어야만 당권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안 후보에게 호남의 현재 정서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듯 하다. 지난 대선 패배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데다 호남 중진 의원 일부도 대놓고 안 후보 출마를 반대했다. 또 호남정치의 원로 격인 동교동계 전직 의원들은 수차례 회동을 갖고 안 후보의 출마를 만류한 바도 있다.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난 호남 분위기는 안 후보에게 부정적인 면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호남이 안 후보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도 볼 수 없다.  당권주자 중 가장 인지도가 높고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율을 보일 수 있는 후보로는 단연 안 후보다. 이 때문에 최근 지지율이 4%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폭락한 국민의당의 당 대표로는 그나마 안 후보가 낫지 않냐는 기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호남 지역에서 천 후보는 전남, 정 후보는 전북으로 갈라져 있다는 점도 근거로 더해진다.
 
이와관련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우선 국민의당이 호남 정서로 만들어진 것이냐 안철수 정서로 만들어진 것이냐를 봐야하는데 창당 당시에는 안철수에 대한 기대와 가치가 더 큰 역할을 했다"며 "선거인들도 리더에 대한 상품가치를 안 살펴볼 수 없는데 천 후보나 정 후보보다는 안 후보가 더 적합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원장은 "대선 패배 영향이 아직 남아있어서 호남에서 안 후보를 향한 큰 기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원장은 "다만 선거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에 대한 호남 민심이 어떤지를 살펴보면 된다"며 "호남에서 경쟁자인 천 후보와 정 후보에게 거는 기대가 있나. 잘 모르겠다. 안 후보가 호남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요인은 없지만 다른 후보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결국은 오십보백보다"라고 덧붙였다.

종합해보면 안 후보가 호남에서 절대적 득표는 못하더라도 여타 경쟁자와 비슷한 수준만 표를 확보하면 당권을 쥘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의 대주주인 호남에서 최소한 과반의 득표를 하지 못한다면 향후 대표가 되더라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호남의 선택이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정치인 안철수의 운명이 호남 민심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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