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일 5G 서비스 개시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준비기간이 2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정부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명분하에 이동통신 3사는 장비업체 선정 등 준비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통3사 장비업체 선정 막바지. 외국장비사가 5G 시장 장악 중

지난 18일 SK텔레콤은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3사를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3사가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5G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며, 투자 비용 등 재무적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LG u+는 기존 LTE 장비와의 호환성을 위해 중국 화웨이 장비를 선정하는 쪽으로 기울었으며, KT는 화웨이의 보안이슈와 국민인식 등으로 막판까지 고심 중이다. 이와 같이 5G의 핵심장비 구입에 있어서 IT 강국의 면모와는 다르게 해외업체가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직전인 4G LTE때와도 유사하게, 자금여력이 없는 국내중소업체는 R&D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번 5G에서도 배제된 상항이다. 정부가 강조하는 ‘세계최초 5G’라는 타이틀을 이루기 위해 해외장비업체에 의존해야만 하는 IT강국의 초라한 현실인 것이다.

무의미한 ‘세계 최초’ 경쟁

미국 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이 다음달부터 세계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버라이즌 서비스는 휴스턴, 인디애나 폴리스, LA, 새크라멘토 등 4개 도시에서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우리정부가 ‘5G 최초 상용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세계최초라는 타이틀도 뺏겼다는 분석이다. 미국뿐 아니라, 핀란드, 스웨덴, 이탈리아 등 약 10개국이 연내 5G 서비스 개시를 준비중이다. 이렇다면 외국산 장비위주로 구성될 대한민국의 5G는 더 이상 세계최초 타이틀을 위해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앞서 말한 대로, 4G LTE 도입시에 국산통신장비 비중이 낮았다. 세계최초 LTE 라면서 정작 외국업체에 의존했고, 당시 국내 중소 IT 업체를 육성시켜 차세대(5G)에는 국산화하겠다는 정부나 통신사들의 지원도 차츰 사라졌다.

IT 강국을 위한 정부의 중소기업 5G R&D 지원 필요

AI, 자율주행차,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중추인 5G는 향후 미래산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먹거리이다. 그러나 해외업체나 일부 대기업의 장비에만 의존하고 시장이 잠식되면 국내 중소업체들 고사되고, 이를 통한 국내 IT 산업의 붕괴가 우려된다. 외국기업, 대기업 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와 이통3사, 중소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상생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법규 정비와 기술의 표준화 등을 통해 국내 중소업체들에게 5G 사업 참여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국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시켜 나아가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고용 창출을 유발함으로써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도 일조를 할 것 이다.

주파수 경매로 벌어드린 4조원이 넘는 재원을 5G 검증규격에 맞는 장비개발 등 중소기업을 위한 R&D 비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이제 국회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다. 이를 통해 중소 IT기업을 육성하고, 국내기술과 장비를 동반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세계 최초’라는 명문보다 ‘세계 최고’라는 실리이다.

저작권자 © 의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