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방만하고 나태한 경영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성엽 의원(정읍·고창)은 18일 세종에서 열린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의 방만한 실태를 혹독히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성엽 의원(정읍·고창)

유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우리나라 공공 기관의 수는 공기업 35개, 준정부기관 93개, 기타공공기관 210개 등 총 338개에 이른다. 총 임직원은 31만 2천명이며 평균보수는 6천 7백만원이다.

문제는 부채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총 부채는 작년말 기준 496조원으로서 이는 우리나라 실질 GDP의 1/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로인해 국가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으나 부채 감축의 의지는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유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3년간 공공기관 부채감축은 약 9조원으로서 총부채의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100조원 넘는 부채를 가지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경우는 동기간 오히려 107.3조에서 108.8조원으로 1.5조원 부채가 증가하기도 하였다.

손익 구조도 문제다. 작년 한해 은행 3곳 (수은, 산은, 기은)을 제외한 335개 공공기관 중 41.2%에 달하는 138개 기관에서 손해를 봤다. 물론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의 경우 회계처리상 불가피하게 손해가 나오는 곳도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절반 가까운 기관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방만 경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원은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공약을 반영하여, 문재인정부 들어서만 16년 대비 공공기관 정원은 2만 3천여명 증가하였다.

신규채용은 작년 2만 2,554명으로 13년 1만 7,277명에 비하여 4년만에 30.5%나 증가하였다.

이렇게 인원이 급속하게 늘어나다보니 당연히 채용에 허점이 생기게 되고, 실제 올해 초 실시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에서 257개 기관 총 2,311건의 지적사항이 적발되기도 하였다.

거기에 더하여 경영평과성과급은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29조원의 부채로 중점관리 대상인데다가 작년 1조 1천 9백억의 손해를 보고도 기관장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하고 인원도 16년 대비 150명 증원하였다.

한국철도공사도 상황은 비슷하여 부채 20조원에 8,855억을 손해보고도, 5천4백만원의 경영평가성과급을 기관장에게 지급하고 947명을 증원하였다.

유 의원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은 수차례 지적되어 왔음에도 전혀 고쳐질 생각을 안하고 있다”며, “이는 주인 없는 회사라는 공공기관만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에 그 원인이 있다”고 분석하였다.

또한 그는 “공공기관은 나태와 방만 경영 등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민간 부문의 구축효과도 초래해 재정승수를 떨어뜨리고 나아가 국가 잠재성장률도 좀먹는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갈수록 떨어지는 경제성장률과 고용악화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방만한 공공기관의 과감한 통·폐합이 절실하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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