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포상금 10억원 첫 돌파…'홍보 효과로 신고 증가 추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명재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재산을 숨겨놓고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국세청이 추징한 세금이 지난해 9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명재 의원

이러한 '얌체 체납자'에 대한 은닉재산 신고도 빠르게 증가해 신고포상금이 3년 만에 6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지급액은 13억6천500만원이었다. 전년 지급액 8억3천900만원보다 62.7% 늘었다. 3년 전인 2014년 지급액 2억2천600만원의 6배가 넘는다. 지난해 체납 신고를 통해 국세청이 추징한 세금은 8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추징액(28억원)의 3배 수준이다.

은닉재산 신고포상금은 징수 금액의 5∼20% 수준에서 결정된다. 지급률과 지급 한도는 경제 규모와 신고 유인 효과 등을 고려해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신고포상금이 늘어난 것은 은닉재산 제보의 양과 질 모두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2014년 259건이었던 제보 건수는 지난해 391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고포상금 지급 건수는 15건에서 30건으로 두 배로 늘었다. 지난해 건당 최대 포상금은 2억2천500만원이었고, 1억원 이상 억대 포상금 수령자만 4명이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포상금제 홍보로 제보 건수가 증가하면서 포상금 지급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 대상이 된 은닉재산은 부동산, 매출채권, 주식 명의신탁 등 다양했다. 한 법인 대표는 법인 명의로 소유해 온 부동산을 제삼자에게 소유권을 옮긴 뒤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다가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법인 소유 부동산에 허위로 가등기하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해놓고 세금을 내지 않은 '꼼수' 체납자도 있었다. 한 신고자는 체납자가 누군가로부터 받을 돈(채권)이 생기자 이 사실을 재빨리 국세청에 알려 포상금을 챙겼다. 체납자의 가족이 사는 집에 고가의 물건을 숨겨뒀다는 정보가 신고되기도 했고, 체납자가 다른 사람 명의로 보험금을 받았다가 세금을 추징당하기도 했다.

박명재 의원은 “세금을 성실 납부하는 서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롭게 생활하는 고액체납자를 끝까지 추적하여 환수해야 한다”고 말하고, “신고포상금 제도를 적극 활용해 고액체납을 빠짐없이 추징할 수 있도록 체납자 명단공개, 출국금지 등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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