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과 국회의원 증원은 특권만 내려놓으면 당장 가능한 일
선거제도 개편과 국회의원 증원은 특권만 내려놓으면 당장 가능한 일
  • 이익준 기자
  • 승인 2018.11.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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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야 3당 의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야3당 연동형비례대표제 결단 촉구대회를 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국 혹은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 총 의석을 할당하고, 이후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방식이다.

만약 한 권역의 전체 의석이 100석일 때 A정당이 권역 정당 득표율 50%를 얻는다면 이 정당은 총 50석의 의석을 얻는다.

이때 A정당이 권역에서 45명의 지역구 당선자를 낸다면 권역 단위 득표율을 통해 할당받은 50석 중 나머지 5석을 비례대표로 채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소수 정당에 유리한 선거 제도로서 대형 정당은 오히려 의석을 잃을 수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야 3당이 연일 주창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에서 반영되지 못한 민의를 비례제에서 충분히 살려 의석 결정에 반영하자는 것이 골자다.

현행 선거구제는 병립형 선거구제다. 한 지역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와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되는 비례대표제가 함께 운용된다. 하지만 두 선거구제는 '연동'되지 않고 따로 계산된다.

즉 정당득표율로 총 의석이 아닌 현재 47석인 비례대표 의석만을 나누는 것이다. 이는 최다득표자만 선출하는 소선거구제 아래 반복돼 온 거대정당의 독식을 비례대표 의석에서도 보장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행 선거구제는 지역구 중심의 선거 제도가 워낙 강해 투표에 행사된 다양한 의견들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당선 수와 전체 의석수를 연동해 정당 득표율로 총 의석수를 배분한다. 지역구 당선자 수가 득표율에 따른 의석수보다 적을 경우 나머지 의석수를 비례대표로 채울 수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다수의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마다 정당 명부를 작성하고 정당 득표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독일식과 일본식이 거론되나 두 제도의 성격은 크게 다르다. 한국에서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 개편의 논의가 이뤄지면서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가 '비례성에 방점을 찍는다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비례성'을 높이는 동시에 비례대표의 '지역 대표성'까지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이 권역별로 얻은 득표율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소선구제와 비례대표제가 연동돼 비례성이 보완되고, 전국구 비례대표보다 지역을 대표하는 성격도 강화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015년 국회에 제출한 개정의견을 통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안한 바 있다. 국회의원 정수는 기존 300명으로 유지하되 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2:1(±5%)범위에서 정하는 내용이다.

선관위가 예시로 든 6개 권역은 △서울 △인천·경기·강원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북·전남제주 △대전·세종·충북·충남 등이다.

선관위 안에 따르면 권역별로 미리 확정한 총의석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누게 된다. 지역구에서 당선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비례대표 명부순위에 따라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구와 비례간 연동이 이뤄져 기존에 소수정당에 투표해 대거 사표가 된 민의가 의석에 반영된다.

국회 사무처가 현행 9인의 보좌진 중 4급 보좌관을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지난 해에 늘린 8급 비서를 없앨 경우, 약 303억 원의 절감된 예산으로 60명의 의원을 늘리고도 돈이 남는다는 계산을 발표했다.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간담회에서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가 이 같이 시의적절하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고민을 내부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줄일 수 있는 예산은 그 뿐 아니다. 이미 문제가 되었던 각종 국회의원들의 특권만 줄이더라도 지금 당장 확보할 수 있는 예산은 245억원에 달한다. 녹색당이 검토한 ‘특권은 줄이고, 국회의원은 늘리는’ 국회예산은 지금 당장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가능성이 현실화 되는 유일한 조건은 현재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내려놓는 것 뿐이다. 국회가 당장 내려놓아야 할 특권 예산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국회의원 입법활동비 전액(약 113억 원)과 특별활동비 전액(약 28억 원)을 전액 삭감하고 입법활동비는 입법활동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국회의원 1인 당 매달 313만 6천 원씩 지급되는 비용이다.

특별활동비는 회의 1일 출석 당 31,360원 씩 지급되는 비용이다. 입법활동을 하고, 회의에 출석하는 것을 하라고 뽑아놓은 국회의원들에게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를 별도로 지급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를 전액 삭감하면 지금 당장 141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또 하나 대한민국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약 54억 규모)을 전액 삭감하는 것으로 18대 국회 이전에 국회의원을 지낸 380명에게 월 120만원 씩 지급되는 이 예산은 전직 국회의원이라고 일반 시민들이 받지 못하는 연금 성격의 돈을 추가로 받는다는 점에서 정말 생활이 어려운 전직 국회의원이 있다고 해도, 시민들과 동일하게 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 등의 복지정책 안에서 권리를 누리면 될 일이다.

또한, 입법 및 정책개발비 삭감으로 현재 86억3,700만원으로 편성되어 있는 해당 예산 중 일반수용비와 소규모정책연구용역비는 3분의 2 규모로 삭감하고,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포상금은 전액삭감하면 40억 여 원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에서 수차례 허위연구용역 등 비리가 발생했으며, 정책자료집은 표절자료집으로 발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책정된 소규모정책연구용역비와 일반수용비는 현행의 3분의 2 규모로 줄여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하게 되면, 그 때 가서 다시 증액해도 될 일이다. 또한, 업무추진비나 특정업무경비가 입법 및 정책개발비에 포함된 것은 이미 많은 비용들이 업무 추진과 특정 업무 경비 용도로 지급되고 있기에 중복하여 지급할 필요가 전혀 없다. 전액 삭감해도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원연구단체 활동비에 포함된 업무추진비(약 1억5천 만 원)와 특정업무경비(약 1억 5천만 원)를 전액삭감하고, 예비금(약 13억원)을 반액으로 삭감한는것이다.

입법 및 정책개발비 삭감 사유와 마찬가지로 의원연구단체 활동비에 업무추진비와 특정업무경비를 별도로 지급할 이유가 없다. 해당 예산이 삭감된다 하더라도 의원연구단체의 활동에는 어떤 부정적인 영향도 없을 것이다.

또한, 다른 헌법기관에 비해 과도한 국회의 예비금을 반액규모로 삭감해야 한다. 실제로 이 예비금의 절반은 특수활동비, 절반은 특정업무경비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를 예비금 속에 숨겨 사용하는 것을 막으면된다.

지금까지 열거한 국회의 특권 예산만 줄여도 245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여기에 보좌진을 줄였을 경우 줄어드는 예산 303억 원을 더하면, 특권을 내려놓는 것만으로 확보할 수 있는 1년 예산이 548억 원이다.

국회의원 1인당 연간 총 경비(연봉, 보좌진 인건비, 각종 지원경비 등)가 약 6억 3천 만 원 정도라고 할 때, 특권만 줄여도 늘릴 수 있는 국회의원 수는 87명(553억÷6억 3천)이다.

국회예산을 1원도 늘리지 않고 시민들의 다양성을 대표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90명 가까이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 대표가 국회에 들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실질적인 작동을 위한 국회의원 정수확대는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하다.

불가능한 이유보다 가능한 이유가 훨씬 많고 모든 것은 준비되어 있는 상태이니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정쟁은 빨리 끝나고 선거재도 개편도 쉽게 이루어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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