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의 성 평등 요구 : 성 차별 관행에 대한 도전과 분노

인도 케랄라주에서 수 많은 힌두교 여성 신자들이 신앙생활의 성 평등을 외치며 620킬로미터 길이의 인간 띠를 이었다.

인간 띠를 형성중인 케랄라주 여성들 (사진: BBC 방송)
인간 띠를 형성중인 케랄라주 여성들 (사진: BBC 방송)

영국 BBC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약 500만 명에 달하는 케랄라주 여성들이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손에 손을 잡고 인간 띠를 이어, 인도 사회의 뿌리 깊은 종교적 성 차별에 항의함과 동시에, 갖가지 방법으로 여성 차별을 정당화하는 극우 보수 성향의 남성 힌두교 민족주의자 정치세력에 대항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9종교 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는 모두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인도 최고법원의 판결에 따라 여성 신자들이 힌두교 사원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권리가 공식적으로 보장되었다.

최고법원의 판결 이전에도, 힌두교의 성지로 알려진 케말라주 사바리말라(Sabarimala) 사원에 참배하려는 여성 신자들은 순례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남성 극우 힌두교 신자들은 사원에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힌두교의 종교전통임을 내세워 사법부의 결정과 주정부의 개입에 맞서 조직적인 폭력 행위를 통해서 여성 신도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함으로써 빈축을 사고 있다.

극우·보수·힌두교 남성 신자들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의 배후에는 종교적 신심으로 포장한 일부 선동적인 정치 세력의 조직적인 후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와중에 2(현지시간) 새벽 녘, 두 명의 여성 신자들이 케말라주 경찰의 호위 속에 사바리말라 사원 내부로까지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극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두 여성(39세 카나카 두르가, 40세 빈두 암미니)의 성공적인 순례 시간은 불과 수 분에 불과했지만, 힌두교 역사상 이 사원 경내에 최초로 발을 들여 놓은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온 인도 사회가 흥분의 도가니 속에 빠져 있다.

케랄라주 내각 수반은 사바리말라 사원에 여성이 참배하게 된 것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BBC 방송 기자들에게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여성 신도들의 참배에 항의하는 폭력적인 시위가 거세지고 있어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갈등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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