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중 개인사업자 비중 83.8%로 가장 커, 문제 심각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이 물건 납품 등 계약상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사례가 최근 1년 사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미래당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
바른미래당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

이태규 의원이 SGI서울보증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보험금 지급액 현황’에 따르면, 보험금 지급액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 2014년(1조 2,952억원) 이후 최고치인 1조 2,12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지급된 보험금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1,201억원 증가한 3,694억원으로 나타났다.

SGI서울보증의 주력 상품인 이행보증보험은 사업자 간 물건 납품이나 대금 지불 등 거래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가입하는 상품이다.

만약 보험 보장을 받고 있는 사업자가 계약을 못 지킬 경우 SGI서울보증이 보험금을 지급해 해당 거래의 '채권자' 격인 기업의 손해를 보상한다.

물건이나 돈을 줘야하는 채무자가 가입하는 '보증보험'과 채권자가 직접 가입하는 '신용보험'으로 나뉜다.

경기가 좋지 않아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보증 보험 지급 규모는 증가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이행보증 보험금 지급 추이는 경기의 흐름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험금 지급규모에 비해 환입 규모는 저조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증보험의 경우, 지급액은 2016년 6,495억원에 비해 2018년 6,824억원으로 329억원 증가했으나, 환입액은 2016년 4,542억원에서 2018년 3,625억원으로 917억원이 감소했다.

신용보험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지급액은 2,944억원에서 5,298억원으로 두 배 가까운 2,354억원 증가한 반면 회수한 환입액은 같은 기간 1,783억원에서 1,905억원으로 12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사업자들의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SGI보증보험에 비용을 지급하는 게 과거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 인해 SGI서울보증의 손해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 46.9%였던 손해율은 6.4%P 상승한 201853.5%를 기록했다.

험금 지급 규모 증가폭에 비해 채무 불이행 사업자로부터 회수하는 환입 금액이 늘어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SGI서울보증 측은 지급보험금 증가와 보험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올해 1분기 손해율은 작년 말 대비 15.7%p 급증한 69.0%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채무자 대부분이 개인사업자라는 점이다.

2018년 기준 보증보험 기업규모별 보험지급 지급 건수를 살펴보면, 개인사업자가 51,090건으로 가장 큰 비중(83.8%)을 차지했고 중소기업이 9,445(15.5%), 대기업이 130(0.2%)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바닥경제에 민감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제적 어려움이 거래 의무를 지키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 걸로 해석된다.

아울러 산업군으로 분류(개인사업자 제외)한 결과로 채무 불이행 건수가 많은 순을 살펴보면, 제조업 2,696건(27.28%), 건설업 2,690건(27.22%), 도매 및 소매업 2,115건(21.4%)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산업군에 지급된 보험금만 2,692억 4,200만원에 달해 제조업건설업 등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기반 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경기 변동과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개별 사업자들의 상황과 정책적인 변화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태규 의원은 보증보험 보험금 지급규모 추이는 경기흐름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는데 보험금 지급 규모와 보증보험사의 손해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실물 바닥경제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지표이다라며, “서민경제의 악화는 내수경제와 서민 고용시장의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 범정부 차원의 경제정책 재평가와 대책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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