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노동자들의 생명권을 보장하라!

집배원들이 우정사업 역사상 처음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우정노조는 다음 달 9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직전까지 타결의 여지가 없진 않지만, 지금까지 우정사업본부의 협상 태도로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녹색당은 살인적 중노동으로 고통받는 집배노동자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지난 10년간 무려 179명의 집배원이 과로로 사망했다. 작년에만 25명, 올해에도 9명의 집배원이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노동자가 일하다 죽어 나가는 이 처참한 상황에도 대책에 무심했던 국회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강력히 규탄한다.

집배원의 연간 노동시간은 평균 2745시간으로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보다 연간 석 달 가까이 더 일한다. 휴가 사용 일수도 1년 평균 6일이 채 안 될 정도다. 하루 평균 10시간에서 12시간이 넘게 맡은 우편과 택배 업무를 소화하는 상시적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 증원과 주 5일제’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수다. 올해부터라도 집배원 1000명을 증원하기 위한 380억 정도의 예산이 작년 10월 국회 예결위까지 올라갔지만, 막판 논의 과정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법적 근거도 없고 기록도 남기지 않는 깜깜이 소소위에서 집배원 생명줄을 잘라버린 것이다.

우정노조는 올해 추경에라도 반영에 주길 요청하고 있지만, 기재부 등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고작 380억 규모의 예산이 당장 사지로 몰린 집배원들을 위해 쓰일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국민들에게 용인도 납득도 되지 않는다.

내달 9일 예정대로 총파업이 진행된다면 소포와 등기 등 물류 업무에 어쩔 수 없는 차질이 발생할 것이다. 국민들의 불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료 시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하다 죽는 야만을 우리는 결코 두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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