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통합을 제안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그러나 안 대표는 "실용중도의 길을 걷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 대표는 "우리도 외연 확장을 위해 중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중도는 결국 중도좌파냐 중도우파냐가 정해져 있는 중도"라며 "중도우파도 우파가 하는 일이 마음에 안 들어서 중간에 옮겨 있는 것이기에, 우리가 함께 해야 될 세력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 대표에게 연락을 시도했다고 밝히며 "안 대표가 비례정당으로 하겠다고 선언하고 2~3일 후에 대구에 내려갔다. 그래서 한번 만나려고 했는데, 대구에서 봉사하는데 제가 가면 모양이 얼마나 안 좋겠나"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통합당으로 옮겨 공천을 받기도 하고, 남아있는 비례를 준비하는 정당은 미래한국당과 같은 형태이기에 연결고리가 있다"며 "언제든 안 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연락이 오면 내려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마친 뒤 땀에 젖은 채 음압병동을 나오고 있다. 2020.03.02.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마친 뒤 땀에 젖은 채 음압병동을 나오고 있다. 2020.03.02.

그러나 안 대표 측에서는 이날 한 대표의 제안에 대해 "대구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누구를 만날 입장과 상황이 아니다"라며 "나는 실용적 중도 정치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의 권은희 의원 또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표가 어디서 약주를 하고 한바탕 꿈을 꾸었나. 아니면 뭘 잘못 먹었나"라며 "안 대표는 이미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은 없고 중도실용정치의 역량을 지키겠다는 결단을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약속드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안하는 것은 스토킹에 불과할 뿐"이라며 "한 대표는 이 시국에 사투를 벌이며 의료봉사를 하는 현장을 어지럽히지 말라. 대구와 경북 시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 정치인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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