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실은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들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실은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들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김병욱(경북 포항남·울릉) 의원이 7일 오후 성폭행 의혹 관련, 탈당 의사를 밝히면서 경북 제1의 선거구가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써부터 자천타천 거물급 중진 의원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것을 비롯해 '무너진 경북과 포항의 자존심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시민들로부터 거세게 일고 있다.

김 의원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이 지난 6일 성폭행 의혹을 제기하자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며 "결백을 밝힌 후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가세연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 의원이 지난 2018년10월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 보좌관을 하던 당시 경북도청이 마련한 술자리에서 알게 된 모 의원실 인턴 비서 김모(자유한국당)씨를 강간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김 의원에게 김 씨에 대해 사과하라고 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도 함께 공개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3시30분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성폭행 의혹과 관련 김 의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더욱이 김 의원은 오는 11일 검찰로부터 기소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전선거운동 위반과 선거법상 회계규정 위반을 두고 현재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역에서는 김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태에서 또다시 이번에 성폭행 의혹 사건마저 불거지자 김 의원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은 성폭행 논란이 지속될 경우 보궐선거 프레임의 주요 축인 '성범죄 정당 책임론'이 흔들리고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선거 악영향 우려에 국민의힘 보궐선거 후보, 의원을 비롯한 내부 관계자들 역시 "탈당했으니 당에서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은 어렵다"며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피해자가 나서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당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비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속 조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고 피해자가 피해자라고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탈당으로) 개인의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일단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고, 특히 보궐선거의 이슈 자체가 성비위 사건이다 보니 누(累)가 된다고 생각해서 탈당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당에서 다른 조치를 취한다는 것도 어렵다. 피해자가 제보를 하거나 고소, 고발을 한 게 아니지 않나. 밖에서 본인이 명예회복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도 "사건에 대한 내용이 (박원순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피해자가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라면서 "물론 그것도 당연히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김병욱 의원이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에서 긴급비대위도 열었는데 그런 식으로 바로바로 대처를 해오지 않았나.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 것처럼 국민적 정서와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당이 즉각 대응하는 것에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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