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중구 팔미로

▲ 등대에 전시된 디오라마
【의회신문】인천항에서 남쪽으로 15.7km 떨어진 섬 팔미도. 사주(沙洲)로 연결된 두 섬이 마치 여덟팔(八) 자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팔미도(八尾島)라는 이름이 붙었다.

팔미도는 섬 자체도 아름답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팔미도등대가 있어 더욱 의미 깊다. 팔미도등대는 1903년 4월 만들어졌으며, 같은 해 6월 1일 첫 불을 켰다. 현재는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 40호로 그 자리에 보존된다.

▲ 팔미도등대 가는 길의 벽화
지금 바다를 비추는 등대는 2003년 12월에 새로 만든 것이다. 등탑 높이 26m에 회전식 등명기가 50km까지 비추며, 10초에 한 번씩 빛을 발한다. 등대 외에도 전망대와 디오라마 영상관, 100주년 기념 상징 조형물 ‘천년의 빛’,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PS) 기준국 시설과 첨단 장비를 갖췄다.

팔미도등대 여행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시작한다. 유람선이 연안부두와 팔미도 사이를 왕복 운항하는데, 약 45분이 걸린다. 팔미도를 오가는 시간을 포함해서 등대 여행에 2시간 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 인천대교
뱃길은 지루하지 않다. 배와 함께 출발한 갈매기가 팔미도에 닿을 때까지 따라온다. 모두 새우깡 맛에 길들여진 갈매기다. 과자 하나를 손에 쥐고 있으면 잽싸게 날아와 부리로 낚아챈다.

인천대교도 통과한다. 바다를 가로질러 끝없이 이어진 다리가 장관이다. 총 연장 21.38km에 달하는 인천대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다. 배가 통과하는 주탑 높이가 238.5m인데, 이는 63빌딩 높이에 육박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진도 7의 지진과 초속 72m 강풍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인천대교는 2005년 영국 건설 전문지 《컨스트럭션 뉴스》가 ‘세계 10대 경이로운 건설 프로젝트’로 꼽기도 했다.

▲ 유람선에서 갈매기 먹이주기
팔미도에 도착하면 문화해설사가 섬을 한 바퀴 돌며 등대와 섬에 대해 설명해준다. 문화해설사를 따라 등대와 섬을 돌아볼 수 있고, 혼자서 여행해도 된다. 선착장에서 등대가 있는 정상까지 10여 분 걸린다.

가는 도중에 팔미도등대와 인천 상륙작전에 참가한 연합군이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그려진 벽화를 볼 수 있다. 팔미도는 한국전쟁 인천 상륙작전 때 큰 역할을 했다. 인천 상륙작전이 성공하려면 월미도에 진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천항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비추는 팔미도등대부터 점령해야 했다.

▲ 옛 등대와 새 등대가 나란히 서 있다. 왼쪽이 100년 넘은 옛 등대이다
맥아더 사령부는 ‘켈로 부대’로 알려진 대원들을 투입한다. 이들의 임무는 9월 14일 자정에 등대를 밝히는 것. 켈로 부대원들은 각고의 어려움 끝에 9월 14일 밤, 팔미도에 숨어들어 등대를 점령하고 불을 밝힌다. 이로써 연합군이 팔미도 해역에 집결할 수 있었고, 상륙작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1969년 박노식, 장동휘, 허장강 등이 나온 〈결사대작전〉은 팔미도 상륙작전을 영화화한 것이다.

등대 가는 길에 작고 아담한 건물이 있다. 옛 등대 사무실을 보존한 것이다. 10~13㎡ 방에 당시 사용하던 다양한 장비와 등대지기 마네킹이 있다. 이를 지나면 곧 ‘천년의 빛’ 조형물이 나온다. 팔미도등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가운데 등대 모양 조형물이 있고, 그 주위로 빛기둥 100개가 하늘을 향해 뻗어간다. 앞으로 다가올 천년 동안 팔미도등대가 변함없이 우리나라의 이정표가 되길 염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 답동성당
천년의 빛 조형물을 지나면 곧이어 등대 두 개가 나타난다. 왼쪽에 작은 것이 ‘원조’ 팔미도등대다. 7.9m로 2~3층 높이에 불과하다.

옛 등대 뒤로 새 등대가 있다. 옛 등대는 100년 동안 바다를 비추다가 2003년 새 등대에 임무를 넘겨주고 은퇴했다. 새 등대 건물 1층에는 팔미도등대역사관인 디오라마 영상관이 있다. 팔미도등대 탈환 당시 상황과 인천 상륙작전을 재현했다. 4층 하늘정원 전망대에서는 광활한 서해를 굽어볼 수 있다. 맑은 날이면 실미도와 무의도를 비롯해 자월도, 영종도 등 서해에 있는 섬이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인다.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송도국제도시도 눈에 들어온다.

▲ 경인식당의 냉면
산책 삼아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 울창한 소사나무 숲 사이로 오솔길이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면 몸과 마음에 상쾌해진다.

팔미도를 돌아보고 인천항으로 나오면 인천종합어시장에 들러보자. 수도권 수산물 도매시장 중 가장 오래된 수산물 도매시장이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생선을 사려는 사람들도 사시사철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당일 인천 연․근해에서 잡은 꽃게와 새우, 조기, 광어, 우럭 등 수산물과 각종 젓갈이 판매된다.

▲ 팔미도 사주
인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도 9월에 어울리는 여행지다. 근대 은행, 제물포구락부(클럽), 물류 창고 등 이국적인 옛 건축물이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한국근대문학관 등으로 꾸며져 지금은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다.

새롭게 단장한 이 건축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한국근대문학관이다. 물류 창고를 문학 박물관으로 조성한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창고의 투박한 외벽과 내부 목조 천장에서 옛 개항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 팔미도 유람선
한국근대문학관은 1890년대 계몽기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근대문학 자료를 보존한 곳으로, 3만 점 가까운 자료를 갖췄다. 최남선, 한용운, 김소월, 나도향, 현진건, 백석, 염상섭 등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조우할 수 있다.

인천개항박물관과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인천개항박물관은 일본제1은행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개항기 우표, 인천전환국 압인 주화 등 개항 당시 인천을 통해 처음 도입됐거나 인천에서 발생한 근대 문화와 관련된 유물을 전시한다. 일본이 조선 금융계를 식민지화하려는 목적으로 세운 구 인천일본18은행지점을 리모델링한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에서는 개항장 일대의 건물 모형을 볼 수 있다.

개항누리길을 따라 신포시장 쪽으로 걷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럽게 답동성당에 닿는다. 로마네스크 붉은 벽돌 건물의 중앙과 좌우 소철탑 상부에 얹은 돔 모양 종탑 3기가 어우러져 아름답다.

▲ 한국근대문학관 전시물
〈여행 정보〉

◇ 당일 여행코스
문화 유적 답사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 팔미도등대
명소 탐방 코스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 팔미도등대→인천종합어시장

◇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 팔미도등대→인천종합어시장→밴댕이회무침거리→한국근대문학관→숙박
둘째 날 / 인천개항박물관→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답동성당→신포국제시장→인천 차이나타운

◇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7번 출구 앞에서 12번․24번 버스 이용,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하차. 20분 소요.
[여객선] 인천항-팔미도, 하루 1회 / 주말․공휴일 운항, 약 45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 서울 출발 : 경인고속도로 신월 IC→인천항사거리→서해대로→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 부산 출발 :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낙섬사거리→축항대로→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 대구 출발 : 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낙섬사거리→축항대로→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 주변 볼거리
월미도, 인천 차이나타운, 을왕리해수욕장, 송도국제도시

■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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