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 7주년 기념 특집기획 '정치 70년 비화'
4.19와 이승만 정권몰락
그리고 최인규장관의 억울한 사형!

▲ 서진모 수석논설위원

【의회신문】1960년대 4.19 사태의 사법 처리를 한 군사혁명 검찰과 혁명 재판부는 3.15부정선거 책임을 지고 곧바로(3월 23일자) 물러난 최인규 전 내무장관을 '원흉'이라는 이름을 달고 가시관을 씌워 당시 43세의 젊고 똑똑한 애국청년 정치가를 '사형수'로 만들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했다.

그 사건은 그야말로 역사의 신이 결코 용서치 않을 중대한 범죄다. 따라서 그건 이 나라 사법 불신의 시조가 아닐 수 없다. 선거사범을 사형시킨 일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전국 곳곳에서 사안의 진실이 이렇다면 이 사건은 재심청구를 해서라도 반드시 진상규명이 되어야 한다고 그에 따른 범국민적 수많은 지지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사건의 이면에는 '사형수 바꿔치기'라는 놀라운 음모가 깔려 있었다. 누구 한 사람 손가락 하나 다치게 한 일 없고 오로지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이승만 박사 지원 연설을 했다는 이유하나로 민주당정부가 만든 法을 소급하여 (훗날 헌법재판소는 소급법은 위법이라고 판결했음)을 끌어다가 3.15선거 당시 주무장관이라는 점만을 부각시켜 대대적인 언론플레이를 하여 최인규 장관을 역사의 '희생양'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린 대학생과 일반 시민 등 수백 명이 죽고 천여 명 이상이 중상을 입도록 발포 명령을 내린, 정말이지 꼭 사형을 당해야 했던 4.19 당시 내무장관(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과 치안국장(이강학)은 살아났고 그 후 그들은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렸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홍 장관 주변에는 한국 최고의 재벌가인 사돈이 있었고 또한 그 장본인은 유명 법조인 출신이라 사법부에 많은 인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혁명검찰이란 서슬 푸른 총칼 앞에 경제전문가 최인규(미국 뉴욕大 경제과 출신) 전직 장관은 핏빛으로 물든 절망의 강물에 떠내려가고 1천여 사상자가 발생하도록 한, 그 엄청난 사건의 현직 책임 장관(발포 책임자)과 발포 명령자인 경찰총수는 무사히 살아나 고대광실 자리에 앉아 부귀영화를 누렸으니… 모든 사건의 책임은 행위시의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게 되어 있음에도 부끄러운 우리 역사 속에는 돈과 권력의‘짝짓기’가 상당했고 그로하여 상상을 초월한‘사법불신’이란 기형아가 속출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운 좋게 살아난 홍진기 전 내무장관은 억울한 사형으로 죽은 최인규 장관의 미망인(故 강인화 여사)이 미국에서 돌아와 진실규명 보도라도 좀 해달라고 호소를 할 때 “최인규 장관은 나대신 가신 분이예요… 참으로 훌륭하신 애국자인데…”하면서 미안함과 송구스런 마음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아 내는 장면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증인 鄭모씨(74)가 지금도 건강하게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3·15 부정선거 때 전국 경찰에 “내 말만 듣고 대통령이나 장관 말도 듣지 말라”고 극비 지령했다는 당시 경찰 총수(이강학)는 최인규 장관의 살신성인 정신 덕분에 살아나 그 이름도 유명한 대연각 호텔 등 엄청난 부(富)를 쌓고 누리며 오래 살았다는 놀라운 사실도 최근에야 드러났다.

그리고 적어도 전직 장관을 사형 시켰으면 정정당당하게 국민들에게 이런저런 사유로 그 장관을 사형시켰다는 정도의 기자회견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당시 신문보도에 보면 최인규장관의 사형사실은 법원기자실도 아니고 형무소도 아닌 을지로 대폿집에서 박창암 당시 수사본부장이 술에 만취하여 “그냥 그렇게 되었다고 설명을 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원론적인 논리이고 거듭 주장하지만 나라가 바로 설려면 법치가 바로 서야 한다. 만시지탄(晩時之歎)감이 없지 않으나 이 나라 사법부는 지금이라도 재심청구 심판에 이‘최인규 사형 사건’이 올라가면 사필귀정(事必歸正)되게 해야 한다.

같은 시기, 혁명검찰과 재판부로부터 공산당 수괴(빨갱이 두목)로 몰려 사형당한 조봉암 선생과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도 재심청구 재판에서 50여 년 만에 모두가 무죄판결을 받아내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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