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신문】노화를 재촉하는 우리의 환경, 무병장수를 원하는 인간의 욕구 그 비밀을 찾으려는 과학자들, 노화에 의한 체질과 신체 조직의 변화, 쇠퇴하는 신체 기능을 되살리려는 시도와 방법, 장수에 따른 노인 문제와 삶의 질….

이 모든 것을 담은 책이 ‘125세 건강 장수법’이다. 노화 학자 유병팔(86) 박사가 썼다.

뇌의 발육 기간을 근거로 인간은 125세까지 살 수 있다고 산출한다. 인간의 뇌 성장은 25세까지 지속되는데, 뇌 성장기의 5배가 최고수명이라고 볼 때 성장 절정기의 기능 상태만 유지한다면 125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90대 장수 노인은 15만명을 넘어섰다. 100세 넘게 산 노인이 2010년 1835명이었는데, 5년 뒤인 2015년에는 3159명(여 2731·남 428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은 이미 2000년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가 됐다. 올해 안에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접어든다.

2015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1년이다. 젊었을 때와 비슷하게 병 없이 살 수 있는 건강수명은 65세에 불과하다. 죽기 전 17년을 병으로 고통받는 셈이다. 1970년 65세 남자는 75.2세, 여자는 79.9세까지 생존이 기대됐다. 2015년 65세 남자는 83.2세, 여자는 87.4세까지 살리라는 기대다. 1970년 75세 남자는 81.1세, 여자는 83.7세이던 것이 2015년 75세 남자는 85.8세, 여자는 88.7세까지로 기대수명이 연장됐다. 1970년 85세 남자 88.6세, 여자 89.6세가 2015년에는 각각 90.7, 92.1세로 장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는가가 더 중요하다. 책은 ‘병 없이 오래 사는 것’에 주목했다. 노화에 수반되는 각종 질병 차원에서 접근했다.

유 박사는 1997년 ‘125세까지 걱정 말고 살아라’를 펴냈다. 이번 ‘125세 건강 장수법’은 20년 업데이트 판이다. 노화 관련 최신 연구결과를 담았다.

“건강 장수를 위한 노화 방지는 질병을 고치듯 치료로 해결할 수는 없다. 노화는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건강 장수를 가능하게 하는 비약은 없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항간에서 흔히 ‘노화 방지’ 또는 ‘항(抗)노화’라는 꼬리표를 달고 팔리는 상품들은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런 제품들 중에는 상업적 이익을 앞세워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들이 상당수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적 근거가 의심스러운 제품일수록 유명 과학자나 의료인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노화를 늦추는 비약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것은 이미 우리 몸 안에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생각이다.”

유 박사는 센트럴미주리대학 화학과를 졸업한 뒤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펜실베이니아 여자의과대학 교수, 텍사스주립대학교 생리학과 교수와 노화연구소장을 지냈다. 영양과 산화스트레스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1992년 미국노년학회장, 1993년 미국노화학회 생물학 분야 회장을 맡았다. 1998년 호암상(의학 부문)을 수상했다. 텍사스주립대 명예교수, 부산대 석좌교수다. 228쪽, 1만3000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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