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하자

'택배노동자 기본권 쟁취 투쟁본부'가 택배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오는 8월 16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의 택배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 받는다. 저녁에 주문하면 내일 아침 도착하는 하루 배송, 새벽 배송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그덕에 택배 시장과 배달 시장은 지난 몇 년 동안 팽창해왔다. 그러나 그 성장의 이면에는 장시간 근무와 높은 노동 강도에 시달리는 택배노동자들이 존재한다.

2017년 서울 노동권익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택배노동자들의 한 주 평균 노동시간은 74시간에 달한다. 여름에는 변변한 선풍기 하나 없는 물류센터에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폭염을 뚫고 배송하느라 뛰어다닌다.

택배사에게 휴가를 요청해도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알아서 가라'는 답변을 듣고, 병이 들어도 일을 해야 하는 것이 택배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이다.

결국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택배 서비스가 아니다. 택배 노동자를 향한 노동착취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매일 수백만 개의 택배 박스가 어딘가로 배송된다. 녹색당은 더 이상 택배노동자의 눈물과 땀으로 얼룩진 택배 박스를 받고 싶지 않다. 오는 8월 16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나아가 '생활물류서비스법'을 제정하여 장시간 노동, 백마진, 대리점 갑질 등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바꿔나가야 한다.

택배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때까지, 아프면 쉴 수 있고 1년에 한 번은 가족과 휴가다운 휴가를 갈 수 있는 그날까지 녹색당은 택배노동자의 곁에서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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