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상태…정치적·경제적 부담감 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신 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3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신 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3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1일 "종전선언에 북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 간담회에서 '비핵화 입구로서의 종전선언이 여전히 유효한 방식 중의 하나인가'라는 질문에 "종전선언은 북미 관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에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된 지 7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우리는 기술적으로 전쟁 상태에 있다"며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은 조기에 종식돼야 된다고 정부는 믿고 있다. 국민들의 심리적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외교, 경제적 활동에 사실은 큰 제약이 되고 있고, 그로 인한 정치적·경제적 부담도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에는 사실상 불가침 선언이 체결됐고 우리는 모든 주변국들, 즉 러시아·중국·일본·미국과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는 우호협력 관계라고 하지만 미국과 일본과는 정상적인 외교관계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과 미국, 일본의 관계 정상화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장관은 "미국의 판단은 우리하고 다를 수 있다"며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계속 우리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에 대해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국에 온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입장을 우리에게 설명한 것보다는 앞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 계기에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미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결과 '2+2 회의' 공동성명에 포함돼 있지만 한미 양국은 앞으로 북한을 관리해 나가는데 있어서 완전히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해나가도록 했다"며 "완전히 조율된 전략이라는 것은 과거 미 정부 때와 달리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발전이 명실상부하게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 과정도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우리 입장은 충분히 전달하고,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 계기에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별도 협의를 통해 우리 입장을 추가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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