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의견이 반영된 인사? 서울고검·지검' 투톱에 이성윤·이정수
검찰총장 의견이 반영된 인사? 서울고검·지검' 투톱에 이성윤·이정수
  • 이익준 기자
  • 승인 2021.06.0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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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에 의한 인사 후폭풍으로 검찰의 독립성 훼손을 넘어 정치 검찰의 사슬은 더욱 공고히 이어질 듯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4일 대검검사급 검사 41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 일자는 11일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서울중앙지검장 이정수
이성윤 서울고검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후임에는 이정수(52·26)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한동훈(48·27)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고검장급 승진 인사는 사법연수원 23기부터 26기까지 이뤄졌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 지검장은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이 지검장이 피고인 신분인 만큼 법무연수원장 등 일선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주요 고검장 자리를 꿰찼다.

이 지검장을 비롯해 여환섭(53·24기) 광주지검장, 권순범(52·25기) 부산지검장, 조재연(58·25기) 대구지검장, 조종태(54·25기) 대검 기조부장, 김관정(57·26기) 서울동부지검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검사장급 승진 인사는 27~29기에서 10명을 상대로 단행됐다. 27기에서 승진자는 주영환(51)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이 유일하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자리다.

28기에서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이동하는 예세민(47) 성남지청장 등 5명이, 29기에서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가는 구자현(48)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4명이 승진했다.

검찰총장 후보군에 포함됐던 조남관(56·24기) 대검 차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이 났다.

이와 함께 강남일(52·23기) 대전고검장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인사 조치됐다. 윤대진(57·25기) 사법연수원 부원장 역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직을 맡게 됐다.

이처럼 23~24기 고검장들이 사실상 좌천된 데 대해 법무부는 "기존 대검검사급 검사는 전면 순환 인사를 원칙으로 함으로써 조직의 활력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국제검사협회장을 맡고 있는 황철규(57·19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대전고검 차장검사가 됐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이름이 오르며 좌천된 한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 조치됐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한 검사장의 일선 복귀를 요구했지만 박 장관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검사장
한동훈(48·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과 총장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인사"라며 "장관께서 총장 의견 중 많은 부분이 타당하다고 생각해 반영한 부분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검은 이날 "김오수 검찰총장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밝혔다.

대검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김 총장은 이번 인사과정에서 검찰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법무부 장관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며 "그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검은 "이번 인사를 기초로 향후 '국민중심검찰'로 나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것을 놓고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이 아니라 법치완박(법치주의완전박살)"이라며 "공정도 정의도 염치도 없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수원지검에 윤 전 총장과 각을 세운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추미애 전 장관 아들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각각 수원지검장과 수원고검장으로 발령난 것에 대해선 "정권에 충성하면 영전, 반대하면 좌천이었던 검찰인사의 도돌이표"라고 맹비난했다.

검사 출신이자 국회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검찰 인사는 국가 최고 법 집행 기관인 검찰을 문 정권의 충견으로 만들어 무법통치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에 악재인 현 정권 관련 수사는 무마하고,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 및 최재형 감사원장 등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들에 대한 수사를 밀어붙이기 위한 포석"이라고 의심했다.

정의당도 "법무부가 검찰인사에 이중잣대를 들이댄 것"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 '피고인'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서울고검장 승진을 두고 "시민들의 상식선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대단히 부적절한 인사"라며 "'피의자' 신분이었던 한동훈 검사를 직무배제했던 지난 결정에 비추어 보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인사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또 "피고인이 현직 서울고검장 신분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수사와 재판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면서 "형평성 논란이나 수사관여 시비를 피하려면 지금이라도 '피고인 이성윤'을 직무배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민주당 출신 금태섭 전 의원은 SNS에 "언제든 정권에 충성해서 출세하고 싶은 검사들은 있기 마련인데, 이명박 정권은 그들의 충성에 거의 노골적으로 댓가성 있는 승진이나 영전을 선사함으로써 검찰을 자신들의 이익에 복무시켰다"며 "이명박 정부의 검찰 인사 행태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 문재인 정부다. 오히려 더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검찰의 객관성, 정치적 중립성은 문재인 정부 전보다 훨씬 후퇴했다"며 "결국 역사가 판정하겠지만, 문재인 정부 5년은 정권이 검찰을 자기 마음대로 장악하려고 모든 무리한 시도를 한 시절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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