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민주당 투기 의혹 연루자 12명 출당 조치 하면..., 국민의힘도 투기 조사할까?
권익위, 민주당 투기 의혹 연루자 12명 출당 조치 하면..., 국민의힘도 투기 조사할까?
  • 이익준 기자
  • 승인 2021.06.0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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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대표, 무혐의 확정이전까지 복당 금지 등 엄격한 윤리기준을 적용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 연루자 12명의 면면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혐의 내용의 경중에 따라 민주당의 도덕성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7.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7.

7일 국민권익위원회는 민주당 소속 의원 174명과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등 총 816명에 대한 지난 7년 간 부동산 거래 내역 조사 결과 부동산 거래·보유 과정에서 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12명을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특수본 송부 내용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6건)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3건) ▲농지법 위반 의혹(6건) ▲건축법 위반 의혹(1건) 등 총 16건이다. 이 중 3기 신도시 관련 의혹은 2건에 해당했다.

권익위는 12명의 명단은 언론에 밝히지 않았다. 특수본과 민주당에는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 및 가족들의 실명과 관련 의혹 등이 포함된 자료를 제공키로 했다.

민주당은 명단 공개에 신중한 입장이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도 아니고 권익위에서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단계인 만큼 명단 공개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로 지도부 회의를 열어 권익위 조사에서 부동산 투기가 의심되는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의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전날 고위전략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그것(명단)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권익위가 우리한테 (자료를) 주면 우리가 어떻게 할지 판단하겠다. (자료가) 안 왔기 때문에 뭐라고 구체적 조치를 언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한 주체가 민주당인 만큼 선제적으로 명단 공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된 사안이기 때문에 어떤 경로로든 명단이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월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민주당에서는 김경만·김주영·김한정·서영석·양이원영·양향자·윤재갑·이규민·임종성 의원 등 9명에 대해 언론보도 등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가운데 양향자 의원은 지난 2015년 경기 화성 토지를 매입한 것이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2019년 모친 명의로 경기 광명 일대 투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 판단이 내려졌다.

서울 종로구 집을 처분한 자금으로 지역구인 남양주에 부인 명의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당한 김한정 의원 역시 경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다른 의원들의 경우 김경만 의원과 윤재갑 의원은 배우자들에 대해 각각 시흥시 임야, 평택시 전답 쪼개기 매입 의혹이, 김주영 의원은 부친의 화성시 임야 지분 쪼개기 매입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서영석 의원은 지난 2015년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 인근의 땅과 근린생활시설 매입이, 임종성 의원은 2018년 누나와 사촌 등의 광주 고산2택지지구 인근 땅 공동매입을 놓고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규민 의원의 경우 안성시청 5급 공무원인 친형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권익위 발표에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두 자릿수의 의원들이 명단에 포함되면서 민주당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저희들이 처음 생각한 것보다는 좀 많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도시 건만 조사한 게 아니라 단순 농지법 위반 등 일반적인 것까지 다 넣어서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공직자의 투기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 내용을 좀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집값 폭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투기 사태로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상황에서 또 다시 부동산발(發) 악재가 불거지는 게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만일 LH 사태처럼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내부정보나 정치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투기 의혹이 밝혀질 경우 대선을 앞둔 당 지지율에 심대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익위에 자당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거래 현황 전수조사를 의뢰한 선제적 조치가 오히려 제 발등 찍기가 된 셈이다.

지난 3월30일 당시 민주당은 4·7 재보선을 앞두고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킨 LH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권익위에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하고 국민의힘을 압박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동산 리스크를 혼자만 떠안고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낙마로 귀결된 인사청문 형국이 됐다.

특히 송 대표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철저히 반성하고 앞으로 본인 및 직계가족의 '입시비리', '취업비리', '부동산투기', '성추행' 연루자는 즉각 출당 조치하고 무혐의 확정이전까지 복당 금지 등 엄격한 윤리기준을 적용하겠다"고 한 바 있어 출당 조치라는 강수를 떠내들지 주목된다.

다만 권익위의 이번 발표가 부동산 투기를 확인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의심 사례를 조사해 혐의점에 대한 수사를 특수본에 넘긴 것인 만큼 당장 출당 같은 고강도 조치를 취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또 LH 사태에서 논란이 됐던 신도시 투기와는 무관하거나 농지법 위반 등 경미한 사안도 있어서 당사자 소명을 충분히 들은 뒤 사안별로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범죄 사실이 있어서 특수본에 넘긴 게 아니라 명확히 소명이 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권익위가 '우리 범위를 넘어섰다'고 특수본에 밝혀달라고 넘긴 것이니까 그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용을 보면 경범죄에 해당하는 의혹이 대다수다. 우리가 보려고 한 것은 투기인데 (업무상 비밀을 이용한) 투기는 3건인가 그렇다"며 "나머지 중 농지거래법 위반은 증여가 됐든 샀든 간에 직접 경작을 했느냐 안 했느냐로 경범죄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기가 과연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수사를 지캬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스스로 전수조사를 의뢰해 놓고도 정작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된 12명에 대한 조치를 미룰 경우 '제식구 감싸기'나 '부동산 내로남불' 같은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일단 여론 추이와 당사자 소명을 들으며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권익위 전수조사에 국민의힘도 응할 것을 주장하며 국면전환도 시도할 전망이다.

한 원내대변인은 "저희는 명명백백히 밝히자고 했고 전혀 어떠한 사정도 봐주지 않고 한 것"이라며 "주호영 전 원내대표도 권익위가 한 점 의혹 없이 조사해서 결과를 낸다면 우리도 받겠다고 했었다. 국민의힘도 시작해서 국민들께 같이 보여주자"고 했다.

만약 민주당이 의혹 없이 조사 결과를 내놓고 출당 조치까지 하게 된다면 결국 주 원내대표의 주장으로 전수조사를 하게 되면 국민의힘의 새로운 지도부는 자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를 어물쩍 넘어갈 수 없으므로 주 대표의 당 대표 투표에도 적잖은 표심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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