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재명에 역전 당하고 이낙연과 양자 대결서도 위태
李, 지지율 하락세속 이낙연 치고 올라와 격차 11.6%p 差

윤석열 이재명
이재명 윤석열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각 진영에서 선두를 달리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원톱 대권주자들의 대선가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우위를 점하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최근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 지사에게 역전을 당한 데 이어 오차범위 밖까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가 하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대결마저 오차 범위 내 각축을 벌이는 처지가 됐다.

이 지사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다.

이 전 대표가 치고 올라오면서 이 지사를 바짝 추격, 양자 간 격차가 10%포인트대로 좁혀졌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상승세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여서 이 지사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양강 구도가 허물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니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캠프는 전략 수정에 착수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우선 지지율 하락 원인 분석부터 들어갔다.

캠프 측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방역수칙에 맞춰 민생투어가 차질을 빚다 보니 호남권 등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당초 계획을 짤 때 광주 방문이 들어 있었고 준비를 해왔는데 일정이 코로나 때문에 미뤄졌다. 호남 뿐 아니라 부산, 대구, 강원 등을 돌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좀 조심스럽지만 곧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분석과 해법은 다르다. 윤 전 총장 가족 의혹이 악재로 작용한 데다, 그동안 보인 정치행보에 대한 실망감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적극적 의혹 해명이라든가 비전 제시 없이 지역을 도는 행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여전히 아마추어적 모습에서 못벗어나고 있는 데다 악재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게 지지율에는 치명타"라면서 "자기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퍼포먼스만 계속하면 '제2의 안철수' 같은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민심은 돌아설 것"라고 내다봤다.

이어 "윤 전 총장 본인이 국민의힘 밖에 있다 나중에 원샷으로 합친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고, 측근도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지금과 같은 국면이 계속 이어진다고 하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입당을 빨리하는게 답"이라고 조언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호남지역이 윤석열을 좋게 본게 법치 때문인데 가족 문제는 법치에 반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누굴 만나 아무리 무슨 얘기를 하든 먹히질 않는다.

또 중도층 역시 이런데 더 민감하게 반응하니 악재 관리도 적극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누구를 만나 관심사를 드러내는 것보다는 뜻을 같이할 사람을 규합해서 구체적을 모습을 보여주고 강점을 어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최근 우클릭 전략을 재검토하고 중도 탈진보 인사들이 모인 지지조직을 출범시시켜 빅 텐트론에 힘을 더 하겠다는 구상도 짜고 있다. 반문재인 행보에 치우쳐 중도 확장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출신 전직 중진 국회의원과 5·18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 호남 향우회 인사 등 반문(반문재인) 성향 정치인들과 중도·진보 인사들이 공감대를 이뤄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이 지난 12일 원로 진보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만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현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하는데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개악(改惡)을 '개혁'이라 말하는 개혁꾼들', 독재·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14일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의 양자 대결에서 윤 전 총장은 36.0%의 지지율로 이 지사(43.9%)에 오차범위를 넘어 뒤쳐졌다.  이낙연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윤 전 총장이 36.7%를 기록하며 31.7%를 기록한 이 전 대표에 5%포인트 앞섰지만, 두 사람 간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다.

전날 발표된 아시아경제-윈지코리아컨설팅 조사(지난 10∼11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윤 전 총장이 41.2%로 이 전 대표(43.7%)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도 위기에 직면했다.

야권의 위협적 주자인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주춤하며 양강 전략의 실효성이 낮아진 데다 이 전 대표가 치고 올라오며 여권 내 선두 입지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한길리서치(쿠키뉴스 의뢰 10~12일)의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 33.1%, 이 전 대표 21.5%로 양자간 격차는 지난 조사의 17.4%포인트에서 11.6%포인트로 좁혀졌다.

앞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9~10일 실시해 12일 발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윤 전 총장 29.9%, 이 지사 26.9%, 이 전 대표 18.1%로 조사됐는데, 윤 전 총장과 이 지사가 동반하락했으나 이 전 대표는 무려 5.9%포인트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지사는 그간 윤 전 총장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여권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려 했지만 윤 전 총장이 주춤한 사이 오히려 이 전 대표가 치고 올라오고 있어 당내 선두를 공고히 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로키(low key)'로 일관하던 이 지사는 당장 반격의 칼을 빼들며 난타전을 예고했다. 꺼내든 카드는 이 전 대표의 '옵티머스 의혹'이다.

이 지사는 이 지사는 1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한테 가족, (검증) 그걸 막으려 하는 거냐고 한 분이 진짜로 측근 또는 가족 얘기가 많지 않느냐"면서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나는 기사를 보고 한 얘기"라며 이 전 대표의 옵티머스 의혹을 정조준한 것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이 전 대표 사무실 가구와 복합기 임대료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거론한 것으로, 이 대표의 측근인 이모씨는 옵티머스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지사는 "그분이 그냥 개인적인 사람이 아니고 전남지사 경선 때 당원명부, 가짜 당원을 만들고 해서 시정을 받은 분이지 않느냐. 핵심 측근"이라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먼저 소명을 하셔야 될 입장인데 뜬금없이 아무 관계도 없는 우리 가족들을 걸고 넘어지니까 좀 당황스럽다"라고 했다.

이어 그간 '김빠진 사이다'라 불리며 경쟁자의 공격에 대응을 삼간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본선은 2~3% 박빙승부인데 내부 균열이 심각해지면 본선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다 감수하고 참아야 된다. 내가 손해 본다. 이런 조언이 사실 많았다"며 "그런데 주먹으로 맞는 건 단련이 돼 있는데 갑자기 발로 차니까"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원래로 되돌아가야 될 것 같다"고 결의를 다졌다.

파이터 모드로 전환하고 난타전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전략적 인내가 오히려 이 지사 특유의 '사이다'에 익숙하던 지지층에 답답함만 안긴 데다 '바지' '미(美)점령군' 등 돌출발언으로 취지마저 일정부분 퇴색했다는 반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캠프는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네거티브 대응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15일에는 캠프 총괄인 조정식 의원과 박찬대 수석대변인, 이재명계 핵심 정성호 의원이 온라인 기자간담회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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