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짜샤'
【의회신문】자유를 찾아 날아간 한 소년의 이야기 '짜샤'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왕따 문제를 피해 학생의 시점에서 적나라하게 묘사한 실화 소설이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자만했던 왕따의 현실을 고발한다.

고등학생 성근이는 홀몸으로 자식을 키우는 엄마에게 효도하기 위해 외교관을 꿈꾸며 지식을 갈고닦는다. 함께 꿈을 키우는 친구 민호가 있어 학교에 가는 것이 무척 즐겁다. 그러던 어느 날 사소한 실수로 민호가 학교의 무법자인 동식이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게 되고, 성근이의 일상도 나락 속으로 떨어진다.

왕따가 된 성근이에게는 ‘짜샤’라는 별명이 생긴다.

매일 동급생에게 무시당하고 얻어맞지만, 그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어 외로움에 홀로 눈물짓는다. 소리쳐 도움을 구할 용기도 없고 자신을 향해 내밀어진 손을 잡을 희망도 없는 성근이에게 미래의 꿈은 닿을 수 없는 신기루처럼 멀고 아득하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왕따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 당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괴로운지, 모두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그 실상은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처참하다.

이 소설은 왕따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유도 없이 겪어야 했던 폭행의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육체적인 폭행과 정신적인 고문 두 가지 측면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왕따인 주인공 성근이의 심경 변화를 통해 우리가 왕따 피해자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관심과 배려로 감싸 안아 소중히 키워야 할 청소년기를 바쁘다는 핑계로 방치한 우리들에게 보내는 엄숙한 질타이고 회초리다. 이 소설은 왕따 피해자의 심리가 변화하는 과정을 가까운 거리에서 따라간다. 따라서 처절한 왕따 피해자의 정신적인 충격과 심리적 불안이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해진다.

실화를 바탕으로 왕따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 소설은 왕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 해결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이찬석 지음 / 한국문학 / 224쪽/ 국일미디어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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