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신문】창단 30주년을 맞은 극단 작은신화가 올해 정기공연으로 '싸지르는 것들'(원작 비더만과 방화범들)을 11월6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에 올린다.

스위스 태생으로 전후 독일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한 막스 프리쉬가 1953년 선보인 '비더만과 방화범'을 새롭게 번역, 각색해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

현대사회 중산층의 속물근성과 이기주의를 이야기한다. 자신이 소유한 사회적 안정과 물질(재산)의 보호와 안녕만을 추구하는 그들의 문제를 꼬집는다.

'비더만과 방화범'에서 '비더만(Biedermann)'의 '비더(Bieder)'는 독일어로는 훌륭한, 존경할만한, 정직한, 우직한, 완고한 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이 작품에서는 반어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공장을 운영하며 물질적 어려움이 없이 안정적인 사회계층에 탄탄히 안주해 있는 비더만은 해고된 직원 크네히틀링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돈과 사업과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인간적 약점과 속된 계산으로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집에 들이고 그들이 유발할 위험성을 감지 했음에도 '우리 집만 아니면 괜찮다'라고 치부한다. 자기 안위만 생각하는 그의 속물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이기주의는 우스꽝스럽고 경멸적으로 보여지기까지 한다.

방화라는 범죄는 다른 범죄의 결과나 현상에 비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쉽게 주위로 번지고 퍼지며 예측할 수 없는 큰 파멸을 이끌어 내는데 극은 이 장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각색, 연출을 맡은 최용훈 대표를 비롯해 30년간 극단 작은신화를 함께 해온 주요 단원들이 무대를 이끈다. 비더만은 김은석, 임형택, 최지훈이 나눠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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