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교육은 영재 아닌 모두를 위한 것"

▲ 레베카 보일 서, 영국 아티즈 대표. (사진=현대차정몽구재단 제공)
【의회신문】"예술교육은 단지 소수의 영재들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단지 미래의 음악가, 배우, 댄서, 시각예술가를 육성하기 위함만은 아니죠."

영국의 예술교육 사회적기업 '아티즈(Artis)'의 레베카 보일 서 대표는 17일 인터뷰에서 "예술교육은 예술을 사용해 자신감을 기르고 팀워크 능력을 개발하며, 상상력을 자극하고 리더십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함"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보일 서 대표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강원 춘천 상상마당에서 진행되는 '창의예술교육 연수'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국메세나협회(회장 박삼구)와 현대차정몽구재단(이사장 유영학)이 우리나라 교육현장에 예술요소를 활용한 창의교육법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전국에서 선발된 50명의 초·중등교사, 예술강사, 교육복지사가 참여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아티즈는 음악,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예술활동으로 창의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기법을 개발해 영국 전역에 보급하고 있다. 런던, 버밍엄, 맨체스터, 셰필드, 요크셔 등 지역의 초중등 학생 5만여명의 어린이들이 매주 아티즈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보일 서 대표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높은 수준의 교육 방법과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개방적인 모습을 지닌 한국 교사와 한국 예술 교육자들로부터 큰 감명을 받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교사들에게 학습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고, 교육활동에서 자신들의 어휘와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자신의 수업현장에 다시 가져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차정몽구재단 등 민간에서 예술교육을 사회공헌으로 다루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여겼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2014년부터 교사를 위한 '놀이를 통한 인성교육 연수'를 지원해왔다. 인성교육진흥법 시행, 자유학기제 확대 등으로 교육현장의 패러다임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교육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구체적인 교육수단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보일 서 대표는 "국가는 커리큘럼을 통해서 예술 수업을 다른 과목들처럼 중요한 수업으로 대우하면서 한국의 모든 아이들이 예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면, 민간기관들은 이미 학교에 존재하고 있는 수업을 한층 더 풍부하게 해주는 새로운 창의적인 학습 방법을 가지고 혁신적으로 실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와 학습에 더 많은 창의성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함께 이 같은 교사 연수와 멘토링 프로그램이 매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예술과 문화는 사회 변화를 야기하는 아주 훌륭한 방법입니다. 특히나 교육환경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예술과 문화는 매우 긍정적인 힘을 갖고 있어서 아이들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한계를 넘어서 배움의 길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보일 서 대표 본인도 어릴 적 예술을 통해 변화를 경험했다. 발레의 열성팬이던 모친의 영향으로 예술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트럼펫을 배웠고 춤을 익히며 예술 공연에 빠졌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예일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골드스미스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기도 했다.

이후 세계적인 예술 매니지먼트사인 IMG 아티스트의 뉴욕, 런던지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아이작 펄만·율리아 피셔,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머레이 페라이어 등 내로라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소속된 곳이다. 한국 출신 연주자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과 최예은 등이 있다.

보일 서 대표가 아이들에게 예술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이유다. 아티즈의 가장 큰 성과로 "모든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하고, 자신을 표현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의 예술적 기질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꼽았다.

다만 "이 성공의 핵심은 더 큰 창의력을 교실에 불어넣어주려는 저희의 수준 높은 예술 지도자들과 열정적인 선생님들"이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예술을 함께 가르쳐야 하는 교사가 갖추고 있어야 할 중요한 태도는 무엇일까.

"교육에서 예술을 사용해 가르칠 때, 교사들은 아이들의 본래 타고난 창의력을 존중해줘야 하고 어떻게 창의력을 끌어낼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개방적인 태도와 위험을 무릅쓰는 도전정신, 그리고 동시에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과정 그 자체가 결과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과학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감성이 메말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예술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아티즈가 꿈꾸는 문화예술교육의 미래가 궁금하다.

보일 서 대표는 "예술과 과학은 통합됐을 때 종종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미래의 많은 직업은 과학과 기술로 대체될 것이다. 그리고 창의적 산업이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창의성 교육을 통해서 개발된 역량들은 오늘날 아이들에게 미래의 직업에 필요한 것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교사들에게 수업시간에 더 창의적으로 수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예술은 아이들이 유연하고 혁신적인 역량을 갖도록 개발해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아티즈와 같이 예술교육 기획 관련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보일 서에게 마지막으로 이들을 위한 조언을 청했다.

"높은 수준의 예술교사들을 육성하고, 교사들이 교육학과 아동발달을 이해하도록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높은 수준의 창의성으로 반응을 합니다. 그러므로 높은 수준의 예술교육을 처음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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