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도피…업무방해 등 혐의 구속영장청구 전망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가 3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검찰에 체포된 채 계류장에서 취재진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의회신문】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가 덴마크 현지에서 체포된 지 150일 만인 지난달 31일 강제송환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1일 정씨를 상대로 조사를 계속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등에 따르면 정씨는 전날 오전 4시8분께 네덜란드에서 출발한 대한한공 기내에서 체포됐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된 뒤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에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전날 오후 5시30분부터 이날 오전 1시40분까지 8시간10분에 걸쳐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삼성그룹 승마지원을 중심으로 한 부당 특혜 의혹과 이대 학사비리 등 정씨를 둘러싼 주된 혐의에 대해서는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가, 이외 부수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가 맡도록 나누면서 고강도 조사를 예고했다.

 앞서 특수1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정농단 사건에서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특혜 지원 부분을 수사했다. 정씨가 고가의 말을 타게 된 배경에 삼성의 지원이 있었던 만큼, 관련 부분을 살펴보겠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날 정씨를 다시 불러 첨단1부가 맡은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게 할 방침이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대표 혐의는 이대 비리 관련 업무방해 혐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이 지난해 12월 체포영장을 청구할 당시 체포영장에 대표적으로 적시한 혐의 역시 업무방해였다.

 정씨는 이대 입학 면접 당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지고 가는 등 규정을 어긴 뒤 합격한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불성실한 과제를 제출하거나 출석 자체를 하지 않고 학점을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 과정에 개입한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을 비롯해 교수들이 줄줄이 구속돼 재판을 받기도 했다.

 정씨는 전날 검찰 조사에서 일부 사실관계를 제외하고 공모 관계 등 대부분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에서도 '최씨 지시' 등을 핑계로 혐의나 의혹을 벗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씨가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장기간 해외 도피를 이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속영장 청구는 수순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정농단 핵심인 뇌물죄 '최대 수혜자'인 정씨에게 수많은 의혹을 확인해야 할 검찰이 도주 우려가 있는 정씨 신병을 확보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씨 모녀를 나란히 변호하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전날 취재진과 만나 "입국하겠다는 의사 결정은 전적으로 정씨가 결정했다"며 "실질적으로 자진해서 출석한 것이기 때문에, 만약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법원에 적극 설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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