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독재냐"...與 9월초 경선에 친문 당원 '부글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차기 대선경선 일정과 관련, 현행 '180일 전 후보 선출' 규정대로 9월 초 대선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비공개 사전 최고위를 열고 대선경선기획단(단장 강훈식)의 경선 기획안 보고를 받았다. 전날에는 윤관석 사무총장이 각 대선주자 측 대리인들의 최종 입장을 청취했다.

당초 오전 9시30분부터 공개 최고위 회의가 예정됐으나 내부 격론이 이어지며 30분 가까이 지연되기도 했다.

경선연기를 요구한 친문 비(非)이재명계와 현행 유지를 주장했던 이재명 경기지사 간 '경선 내전'에서 이 지사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현행 당헌에 규정된 원칙에 따라 제20대 대선(경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180일을 기준으로 대선경선 기획단이 수립한 기본적인 경선일정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내년 3월 9일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 신임을 받는 데 어떤 방법이 적절할 건가 충정어린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며 "여러 이견이 있었지만 우리 지도부가 하나로 가야한다는 합의 하에 이견이 있는 최고위원도 양해해 같이 힘을 하나로 모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권당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 삶을 책임지고 우리 당내 경선을 질서있게 함으로써 새로운 주자를 선출하는 데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도 "대선경선 일정은 현행 당헌대로 180일 전 후보를 선출하는 것으로 최고위원회의가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도부 내 표결을 거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연기를 주장하는 최고위원이 있었지만 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데 다 동의하고 당대표에게 위임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고위원 모두의 의견으로 정리하자는 제안이 있어 최고위 의결로 정리됐다"며 "표결은 따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아쉬움을 토로한 최고위원도 있지만 대승적으로 우리 당이 결단을 내리고 분열하지 않고 원팀으로 가기 위해 그렇게 반대했던 의원들도 양해를 했다"며 "최고위원회의가 다 현행 당헌을 따르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행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추가적인 당무위원회는 열리지 않는다. 세부 경선일정은 당무위원회 권한을 최고위가 위임받아 최고위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현행 안대로 가면 별도의 당무위 의결절차가 없다"고 밝혔다.

경선일정은 오는 7월 초 예비경선(컷오프)를 거쳐 9월 5일 본경선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1차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거쳐 최종 9월 10일 후보가 확정된다.

한편 지도부 결정이 전해지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은 "송영길은 사퇴하라" "당 대표를 탄핵하라"는 등 경선 연기 불가 결정에 항의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한 당원은 "송영길은 사퇴하라"며 "표결도 안 부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원도 "민주당이 당대표님 것이냐"며 "당원이나 다른 의원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혼자 독단적으로 행동하느냐"고 질타했다.

지도부의 경선 연기 불가 결정은 친문 당원들의 '반(反)이재명' 정서에도 기름을 부었다.

한 당원은 "언제부터 민주당이 이재명을 위한 정당이 됐느냐"며 "오직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위해 이 모든 의견을 묵살하고 독단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다른 당원은 "이재명을 뽑느냐. 차라리 국민의힘을 뽑겠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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