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후보 정세균 회동…反 이재명 연대 형성 관심

5일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신문 기자, 국회의원, 도지사, 국무총리를 거치며 입지를 다진 거물 정치인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
이낙연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

이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서 1차 관문은 지난 1년여간 지지율 독주를 달려온 이재명 경기지사를 누르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것이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대표는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동아일보 기자 시절 인연을 맺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2000년 정치에 입문, 전남 함평·영광에서 내리 4선을 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에 당선돼 행정가로 변신한 뒤,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로 발탁됐다. 총리 시절 '사이다 발언'과 '깨알 행정'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며 2년7개월 '최장수 총리' 기록을 쓰고 여의도로 금의환향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 출마해 5선에 성공한 그는 8·2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되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한때 40%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 하락과 한 배를 탔고, 연초 전직 대통령 사면 제안과 4·7 재보선 참패라는 악재를 겪으며 이 지사와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 전 대표는 경선 레이스 시작과 함께 '이재명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 지사의 '메시지 리스크'를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의 불안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자신의 안정감을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일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첫 TV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영남 역차별' 발언을 두고 "그런 접근은 역대 민주당 정부가 노력해온 것에 대한 전면 부정"이라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와 관련 2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매우 우려스러운 발언"이라며 "정치인이 지지를 얻기 위해 지역주의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가 방역 수칙을 위반해 도지사 공관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배재정 대변인은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이 지사가 구중궁궐 공관 정치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명백히 의혹을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야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이 지사의 '미 점령군' 언급에 대해 "지도자는 자기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장모님께서 그동안 무혐의로 여러 해 버티시다가 이번에 법정구속까지 됐다. 그건 꽤 크다고 봐야 한다. 뭔가의 시작"이라며 '윤석열 때리기'에도 가세했다.

이 전 대표는 특유의 언변 능력으로 존재감 보여주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정감 있는 후보', '본선 경쟁력'을 무기로 이 지사와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쏘아올린 '반이재명 연대' 참여도 저울질 하고 있다. 이 의원과 정 전 총리는 단일화 논의 결과 정 전 총리를 단일후보로 확정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3일 여의도 모처에서 정 전 총리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민주정부 4기의 탄생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두 후보 측은 회동 성격과 관련해 "특정 후보를 겨냥한 연대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경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이 전 대표의 출마선언 영상 관람식에도 참석했다. 캠프 내부 관계자만 참석한 이 행사에 정 전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라는 슬로건 아래 ▲신복지 ▲중산층 경제 ▲헌법 개정 ▲연성강국 신외교 ▲문화강국 5개 정책 비전을 제시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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