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용만과 함께 '3만'으로 불린 비운의 독립운동가

▲ 17일 충북 청주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애국지사 정순만 선생을 기리는 기념사업회 창립총회가 열리고 있다.
【의회신문】충북 청주 출신 애국지사 검은(儉隱) 정순만(鄭順萬·1876~1911) 선생의 숭고한 독립운동과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17일 창립했다.

'애국지사 검은정순만기념사업회'는 이날 오후 2시 청주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 출범했다.

청주시·광복회 충북지부·하동정씨 유수공파 청주종회 후원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정순만 선생 약력 보고, 경과 보고, 정관 승인, 창립선언문 낭독, 만세삼창 등으로 진행됐다.

기념사업회는 창립 선언문에서 "37년의 짧은 생을 오롯이 국권 회복을 위한 민족운동의 외길로 살다 가신 정순만 선생의 민족혼을 기리고 그 유업을 계승하겠다"며 "기념사업회는 선생과 아들 내외의 독립운동 사실을 규명하고 고귀한 희생 정신과 민족혼 계승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앞으로 기념일 추모사업, 생가터 표지석 설치, 사립덕신학교 복원, 기념공원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광준 기념사업회장은 "먼 이국땅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정순만 선생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후세에 널리 알리는 숭모사업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축사에서 "정순만 선생의 훌륭한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발전하는 사업에 많은 시민이 뜻을 둔 것에 감사하다"며 "선생의 숭모사업 발전에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순만 선생은 하동 정씨 집성촌인 청주시 청원구 옥산면 덕촌리 반곡마을에서 태어났다.

선생은 일찍이 이승만·박용만과 함께 독립운동계의 '3만'으로 불렸다.

선생은 안중근 의사 의거 계획을 주도했고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인사회 지도자로 민족운동을 하다 파쟁의 희생양이 됐다.

정부는 1986년 정순만 선생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1995년에는 아들 정양필(1893~1974)·며느리 이화숙(1893~1978) 선생에게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정순만 선생은 2008년 충북발전연구원 충북학연구소가 '충북의 역사문화인물'로 선정했고, 2011년에는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와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연구소가 공동으로 '정순만의 생애와 민족운동 조명'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정순만 선생을 연구한 박걸순 충북대 교수는 "정순만 선생은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비운의 독립운동가"라며 "만시지탄이 있으나 선생의 연구와 선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