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진모 수석논설위원
【의회신문=서진모 수석논설위원】대구 출신 유승민 의원.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있는 우리 정계의 꿈나무로 보인다. 그런데 그가 지난 주 대구경북 지역 언론과 오찬 간담회를 하면서 조금은 이상스런 언중유골(言中有骨)의 발언을 하여 각 언론에 보도가 되었다.

물론 발언 당사자야 그동안 쌓인 불만을 못 참아 던진 말이라 하더라도 듣는 사람들 입장에선 참으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 발언은 누구보다 야당 의원들에게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가치’가 있었을지 모른다. 상대 당의 자중지란을 바라며…

그러나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 중앙당이나 전국의 당원들내지 특히 청와대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 유승민이 이제 대통령께도 정면 도전하고 나아가 협박까지 하는 구나”하고 마치 벌레 씹은 맛으로 들렸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가 “내가 부당한 압력 받는다면 그냥 있지 않겠다”는 그 발언은 얼핏 들으면 나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면 당이나 청와대(대통령)의 어떤 약점이라도 폭로 하겠다는 듯 한 그런 뉘앙스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인도 인간이기에 분노의 감정도 있을 수 있고 바른 소리로 속이 좀 후련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 그것도 얼마 전까지 당의운명을 좌지우지 했던 집권당의 중진이라면 언행(言行)에 신중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옛말에 “세치 혓바닥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잘못하면 자신을 불태우는 것이다”라는 말은 그냥 우스게 소리가 아니다. 입에 달면 삼키고 조금 쓰면 뱉어 버리는 소인배 근성은 버려야 한다. 마치 시정잡배가 술에 취해 “나를 건드리면 이 집에 불 지르고 모조리 죽여 버리겠다”고 공갈 협박하는 것 같이 들리니 그것이 문제다.

진정 정의로운 정치인이 되려면 말로써 협박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조용히 실행하면 된다. 친구들과 술자리에서나 꺼낼 자기불만 표시 언행을 그는 수많은 매스컴을 이용했다. 좀 나약하고 비열하지 않은가? 다시는 이 물을 먹지 않겠다며 수년 간 먹어오던 자기집 우물에 침을 뱉는 듯한 그런 언행은 누구나 특히 정치인은 삼가 해야 한다.

정치 꿈나무, 유승민 의원은 우리 대한민국 정치역사 속에서 말 한마디 실수로 신세 망친 자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앞으로 전개 될 본지 특집기사 ‘이승만 정권부터 박근혜 정부까지’를 열심히 탐독하면서 부디 입조심 하길 바란다. 말이란 한번 뱉어버리면 쓸어 담지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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