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프레스콜에서 박칼린과 이정열이 열연하고 있다.
【의회신문】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2년 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주인공 다이애나를 세 번째 연기하는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48)은 17일 프레스콜에서 "실제로 한국에서는 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던 작품"이라고 돌아봤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가족들의 아픔과 화해, 그리고 사랑을 노래한다. 주로 한국에서 '뮤지컬'하면 떠오르는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브라이언 요키(작가)와 톰 킷(작곡가)이 10년에 걸쳐 완성했다. 200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그해 토니상에서 최고음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3개 부분을 차지했고 특히 2010년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받았다.

박칼린은 미국에서, 브로드웨이 업계의 인사이더(내부자)들에게 '넥스트 투 노멀'을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를 누차 들었다. "당시 이 작품이 뭐기에 인사이더들이 꽂혀 있는지 궁금했다. 근데 1막 끝나고 이 나이 대의 여배우라면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이애나는 매력적이고 총명하지만, 다소 예민한 엄마이자 아내이다. 무엇보다 그녀 안에는 치유할 수 없는 아픔이 있다. 하지만 끝내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저 또 다른 날' '난 살아 있어' 등 다양하지만 록이 주축이 된 넘버들도 좋았고, 흉강의 울림을 성대로까지 끌어올리는 '벨팅 창법'도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하면 반드시 오디션을 보겠다고 했다. 실제 (한국 초연 전) 힐을 신은 채 바로 가서 오디션을 봤다"며 웃었다.

1980년대 배우로 활약하다가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박칼린이 1991년 현대극단의 연극 '여자의 선택' 이후 2011년 20년 만에 다시 배우로 나서게 만든 작품이다. 재연에서도 다이애나를 연기한 그녀는 "대본을 더 이해하게 되고 대사 하나를 놓고 (연출가와) 더 싸우게 됐고 동선에 더 신경을 쓰게 됐다. 그러면서 다이애나에 더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나이가 들어서 이 역에 맞지 않을 때는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그녀는 "지금까지 고맙게도 불러줘서 매번 행복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간 음악감독으로 해왔던 것들 다 잊고 '넥스트 투 노멀' 무대에 오를 때만큼은 배우의 마음으로 한다"는 자세다.

뮤지컬 '시카고' '헤어스프레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정영주가 이번에 처음으로 다이애나 역에 합류했다. 정영주는 "무대 위에서 단 1초도 딴생각을 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이렇게 흠뻑 젖어서 하는 캐릭터는 배우 생활 21년 만에 처음"이라며 눈을 빛냈다.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들 역시 '넥스트 투 노멀'은 배우는 것이 많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초연부터 함께 한 변정주 연출은 "항상 공부가 되는 작품"이라며 "지난번 공연보다,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깊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정서가 깊어진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연제작사 에이리스트코퍼레이션 박용호 프로듀서는 "21세기 들어서 브로드웨이가 선보인 신작 중에서도 신선한 작품"이라며 "배우, 관객뿐 아니라 투자를 해준 회사에게도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프로듀서의 정체성과 공연을 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시 초연, 재연에 나왔던 남경주는 이번에도 가족을 지키려 노력하는 든든한 가장 댄을 맡는다. 뮤지컬배우 이정열 또한 댄 역을 세 번 연속 맡는다. 장난기 넘치지만 비밀을 간직한 '게이브'로는 최재림, 서경수가 다시 캐스팅됐다. 엄마에게 소외감을 느끼는 음악천재 딸 '나탈리' 역에는 배우 오소연과 전성민이 역시 재캐스팅됐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주연을 맡아 주목 받은 신예 전예지가 오소연, 전성민과 함께 '나탈리'를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의 안재영, 뮤지컬 '엘리자벳' '쓰루더도어'의 백형훈이 낭만을 쫓는 나탈리의 남자친구 '헨리'를 연기한다. '풍월주' '영웅'의 임현수가 의사 역으로 새로 합류한다. 2016년 3월1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러닝타임 140분(인터미션 포함) 6만6000~8만8000원. 프레인글로벌. 02-3210-9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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