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가 바빠졌다. 획기적 개혁으로 정체성 위기를 타파하겠다는 신임 조환익 사장의 의지에 효율적이고 색다르게 변화하려는 대수술에 들어간 것.

조 사장은 취임 직후 “관행적으로 써온 ‘관(官)’ 색채를 빼라”고 주문했다. 따라서 94개의 해외무역‘관’은 KBC(Korea Business Center: 코리아비즈니스센터)로 확대 개편, 유관기관과 사무공간을 공유하고 공동협력사업을 수행한다. 관장도 센터장이나 소장으로 바뀐다. 무역에 얽매이지 않고 투자, 자원, 기술협력을 아우르는 ‘Open형 비즈니스 허브’가 되기 위한 기초다.

10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실질적 중소기업지원을 위해 신사업발굴을 적극 추진한다. KOTRA는 최근 역할전환이 필요하다는 정체성위기를 안고 있다. 이를 감안, 외부전문기관과 TF를 구성, 중장기전략을 세우고 CI도 개편한다. 조 사장은 사업패러다임 전환에 도전하며 “KOTRA만의 무기를 내세워 자원-수출-외자유치 삼박자를 갖춘 실질적 길잡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 “효율적 인력관리로 타 기업에서 탐낼만한 해외 전문가를 육성하겠다”

낮은 이직률과 KOTRA 정체성 위기를 연결시킨 조 사장은 “뼈를 깎는 개편과 전문가 육성으로 매너리즘을 뜯어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효율적 인력운용을 위해 관리부서를 축소하고 사업현장 배치를 강화한다는 인력개편안을 내놨다. 글로벌우수인력유치, 자원개발, 핵심 원부자재 수입지원 등 정부정책에 따른 신기능을 도입하고 시장개척단, 수출상담회 등 전통적 사업은 효율성을 점검, 운영방식을 대폭 개선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에서의 우리 수출중소기업의 현장지원 강화를 위해서 국내무역관을 폐쇄하고 해외지역본부도 축소하여 자원거점과 신흥시장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게 된다.

해외전문가 양성을 위해 현행 3~4년인 해외무역관 근무기간을 선별적으로 5년 이상으로 바꾸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원, 플랜트 등 분야에 있어서는 현지 전문가를 소장으로 임명하는 등 현지인 무역관장을 도입하는 것도 파격적인 변화 중 하나다.

▷ “중소기업엔 ‘찾아가는 맞춤 서비스'로 지원하겠다”

KOTRA는 중소기업지원책에 우선적 역점을 둔다. 2012년까지 수출기업 3000개사 육성을 목표로 잠재력이 있는 내수기업을 발굴, 국가 지속경쟁력을 확보한다. 해외마케팅도 ‘수동적 Promoter’에서 ‘능동적 Developer’로 전환, 국가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한다. 개도국에서는 개발프로젝트 발굴이나 IT신성장기술 해외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선진국에서는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한다.

‘Total Solution’ 맞춤지원은 다양한 고객층에게 실질적으로 손에 잡히는 토털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조 사장은 “단편적 서비스 제공이 아닌 사업간 연계를 강화하는 종합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마케팅 Tool에 컨설팅을 포함해 맞춤형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수출전문위원 70명이 공사 상담센터기능을 수행하고 고객별 컨설팅과 수출역량진단을 거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 “인적, 물적 자원 유치 등 신사업 개발에 주력하겠다”

조 사장은 ‘연결과 통합’을 키워드로 신사업콘텐츠 개발에 주력한다. 중소기업 인재발굴을 위해 법무부와 진행하는 Contact KOREA도 이 일환이다. ‘중소->대기업, 로컬->글로벌기업’으로의 우수인재 이동 결과, 로컬기업과 중소기업은 인재난을 겪고 있다. Contact KOREA는 해외인재를 발굴하고 능력을 검증, 한국취업알선 등 인력유치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업무에 인력유치 기능을 추가, 국가 성장동력 산업수출을 수행할 KOTRA 신무기다.

글로벌소싱지원팀을 마련, 인적뿐 아니라 물적자원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여기에는 지식서비스와 금융 등의 전략수출 산업화도 포함된다. 그동안 전자정부, 소프트웨어, 이러닝 등 지식서비스 기업은 경쟁력은 있지만 해외 경험이 부족해 본격적 수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 지식서비스 수출은 해외 직접투자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 기업의 본격적 노력이 미미했다.

이에 KOTRA는 수출 유망상품을 파악하고 가능성이 높은 표적시장을 선정, 시장환경과 진출 장애요인을 철저히 분석한다. ODA(공적개발원조) 등 정책적 수단으로 진입장벽을 해소하고 우리 상품이 진출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금융 쪽의 경우, 조 사장은 “수출보험공사를 지휘했던 경험을 살려 금융 연계형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G2G(Government to Government) 거래추진도 야심차게 내세운 신사업이다. 방위산업물자 수출지원을 확대해 정부의 ‘방위산업 신경제성장동력화’와 국방부의 방산물자 수출확대계획에 부응한다.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기초로 KOTRA 해외무역관을 통해 G2G 구매수요를 발굴하고, 협상 시 계약당사자 역할을 맡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 “투자유치 200억불 달성, 직접 발로 뛰겠다”

중장기적으로 2012년까지는 국가 투자유치 200억불을 달성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그 기반확충을 위해 신규 타겟기업을 확대하고 중동, 중국 등 신흥시장 국부펀드 유치, 부품소재 전용공단 내 투자자 유치활동 등 신규프로젝트 발굴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현상을 주목했다”며 “특히 중국, 중동, 러시아 등 신흥 거대자본 형성국가에 관심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의 지휘 하에 KOTRA는 지금까지의 선진국중심 자본유치 일변도에서 탈피, 신흥 자본국가의 풍부한 유동성을 유치해 외국인투자유치의 새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대형 국책프로젝트인 새만금, 남해안개발 등 사업추진에 필요한 자본유치로도 이어진다. 조 사장은 “정부와 유기적으로 협조하면서 CEO가 직접 발로 뛰는 투자유치를 몸소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해외 네트워킹 이용해 숨은 자원 포착하겠다”

해외자원확보는 KOTRA 해외 네트워킹 역량이 돋보일 분야다. KOTRA는 자원개발, SOC수요가 많은 신흥자원부국에 ‘프로젝트수주지원센터’를 설치, 아프리카 등 틈새시장에 무역관을 개설하고 공관에 자원전담직원을 파견한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자원보유국 네트워킹을 강화할 복안이다.

자원보유국 중심 30개국엔 ‘자원, 건설 거점무역관’을 지정, 자원개발이나 발전소, 고속도로 등 국내기업 참여가 유망한 프로젝트 정보를 발굴해 전파할 계획이다. 공기업들의 발전, 항만, 도로, 공항건설, 환경관련 프로젝트 기술과 노하우가 해외에 성공적으로 수출되도록 공기업의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한다. 조 사장은 “자원업무는 여러 기관의 협업이 중요한 만큼 지경부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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