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영향 美 물가상승률 17년만에 최고 수준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5.9% 상승, 1998년 11월(6.8%) 이후 10년래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국제유가 급등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돼,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17년만에, EU는 16년만에, 일본은 15년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는 등 물가급등 현상은 선진국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는 1일 통계층이 내놓은 ‘7월 소비자물가 동향 및 대응방향’을 분석한 자료에서 7월 5.9% 상승률 중 석유제품 기여도가 2.02%포인트로 물가상승의 약 1/3 가량이 석유제품 상승에 기인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7월 중순 이후 하락하고 있으나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 하락까지는 2~3주 시차가 소요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최고치를 보였던 7월 초순까지 국제유가가 7월 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제품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5.5%나 상승한 결과,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상승률이 11.4%를 기록했다.

개인서비스요금도 7월 1일부터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신규적 용되고, 국제선 유류 할증료가 약 30% 인상됨에 따라 항공요금ㆍ여행비 등이 크게 상승하는 등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7월 5.9% 상승률 중 개인서비스요금이 차지하는 기여도는 1.73%포인트에 달했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최근 기상여건 악화 및 계절적 수요 급증에 따라 열무(전월비 34.8% 상승), 시금치(24.2%), 닭고기(15.0%), 수박(10.7%) 등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물가급등 상황은 오히려 선진국이 더욱 심각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미국은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연간 2.9%였으나 올해 들어 4% 내외를 기록하더니 6월에는 5.0%나 상승, 17년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EU도 16년만에 최고(독일 14년, 프랑스 17년, 영국 16년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일본은 지난해 0.0% 물가상승률이 올해 6월엔 2.0%(15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5일 한국은행, 소비자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을 포함하는 민관합동 물가 및 민생안정 차관회의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물가 안정을 위해 민간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선 수입물가 등의 상승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7월 물가상승의 주원인이 되는 주요 품목별 수급 및 가격 동향 등을 점검하는 한편, 주요 품목에 대해선 수입ㆍ생산-유통-소비 전 단계에 걸쳐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물가 불안 요인 발생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또 소비자 단체, 생산자 단체의 물가안정 및 민생안정을 위한 활동을 검토하는 등 민간부문의 물가 안정노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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