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서울청년의회가 열린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의회신문】서울시가 보건복지부의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 직권취소 처분에 대법원 제소로 맞선 가운데 박원순 시장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박 시장은 21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청년의회에 참석해 청년 일자리를 의자에 비유하며 "적어도 시작 단계에선 탈락자가 없도록 10명이 앉으면 의자 10개는 맞춰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지도 못하면서 자리에 앉지 못한 청년들을 도덕적 해이와 나태함, 무능력으로 매도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헬조선' 등의 신조어와 관련해 "자기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는 결코 변화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대비된다.

청년 실업이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임을 지적하며 박 시장은 "(청년 실업이) 정부에 책임이 있는 것이지 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박 시장은 "박근혜 정부는 그동안 8조원이 넘는 돈을 청년 일자리 사업에 쏟아 부었으나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의자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의자에 청년들을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만 19~29세 청년들에게 매달 50만원씩 활동계획서에 따라 자율적으로 사용토록 한 서울시 청년수당과 달리, 고용노동부 위탁기관에서만 교육·훈련을 받고 현금도 면접비용을 실비로 지급하는 '취업성공패키지'를 비판한 것이다.

아울러 박 시장은 "청년들 스스로 의자라도 만들 수 있게 하자고 만든 것이 청년수당"이라며 "그 정책을 지켜내고 관철시키지 못해 송구스럽지만 그 정책의 정신을 살려나가겠다"고 청년수당 시행 의지를 밝혔다.

현재 한국 사회의 위기를 말하면서 박 시장은 "노무현 정부 때 4.5%정도였던 성장률이 현 정부 들어서는 2.9%로 추락했고 올해 성장률도 2.7%정도로 예상된다"며 "성장동력이 껴져가고 있다"고 청년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바로 미래를 준비하고 청년을 밀어주고 도와주는 일"이라면서 "정치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년의회에선 139명의 청년의원들이 일자리와 노동, 주거, 부채, 자전거, 미세먼지, 문화, 보건, 청년수당, 장애인, 시민교육 등의 분야에서 발굴한 청년정책 의제를 서울시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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