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영춘 위원장이 감사를 시작하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위원들(오른쪽 좌석)은 불참했다.
【의회신문】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7일 야당 단독으로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한진해운 사태와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문제 등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서는 해수부가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 위험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공세를 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왜 당국은 한진해운 선박이 지금처럼 유령선이 돼서 떠돌게 됐는데 그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느냐"며 "스테이오더(압류금지명령) 신청도 사전에 가능했던 일들을 지금에야 추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위 의원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보고서를 보면 한진해운 생존시 물동량은 1.9%만 손실을 나타내지만 현대상선 생존시 4.1%가 마이너스가 된다. 1개사가 생존해야 한다면 한진해운을 살리는 게 훨씬 유리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한진해운은 결국 죽게 되는데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은 "아시아에서 미주 항로 운임은 지금 두 배로 급등했는데 운임 급등으로 누가 재미를 보고 있는가"라며 "선주협회가 밝힌 한진해운 청산에 따른 피해액은 17조원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정부에서 조치를 했더라면 살려낼수 있었는데 한진해운 사태가 몰고올 후폭풍에 대해 정부가 사전에 알려고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전문가들은 '도저희 이해할 수 없다'고 하고 세계적으로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영춘 농해수위원장은 "9월 1일 법정관리가 시작됐는데 경제부총리와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에 별 타격이 없다'는 말만 했다"며 "그들에게는 우리나라 해운 산업에 중대한 타격이 온다는 것은 머릿속에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해수부가 비공식적으로만 얘기할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며 "해수부의 발언권이 약해서 정부 정책에 영향을 못미치고 해운업계를 대변하지 못하면 여러분의 직무유기가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물류대란은)실물경제를 담당하는 부처들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해수부는)공적자금을 투입해서라도 한진해운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을 해왔으나 소유주가 있는 기업의 유동자금 문제는 기업이 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고, 현대상선이 그 원칙을 잘 지킨 상태에서 한진해운에 별도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정책 결정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해수부는 어떤 형태로든 기업의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아서 (한진해운이)회생되기를 바란다"며 "40여년간 쌓아온 신뢰와 영업망, 사람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농해수위는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한진해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최 회장은 '일가족의 재산이 1800억원 가량 된다는 추정이 있다'는 질의에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1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가 사재출연 의사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상속세 대출금을 갚기 위한 주식담보가 있어서 더 이상은 유수홀딩스 경영에 문제가 있는거 같아 많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최 회장은 자신을 향한 질타가 이어지자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완주 의원이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자 무릎을 꿇고 국감장 바닥에 엎드려 사죄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세월호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야당은 세월호 인양 방식의 적절성과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기간 문제를 놓고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 방식을 결정할 때 기술TF의 의견을 전혀 참조하지 않고 선체 손상 가능성이 많은 부력재를 이용한 방식을 사용하다 실패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중간에 빔을 꽂는 방식으로 전환을 했는데 배가 좌현으로 누워있는 상태에서 빔을 꽂으려고 하니까 좌현에 엄청나게 손상이 왔다"며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증거인 스테빌라이져는 이미 절단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개호 의원은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에 대한 법률'의 예를 보면 활동 기간을 설정할 때 상임위원 5명을 포함해 17명의 위원이 모두 임명되고 활동할 수 있는 상태가 된 시점을 위원회 구성 시점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특위의 경우 상임위원이 임명된 날이 3월5일 아닌가. 백번 양보해도 올해 연말까지가 활동기간이라는 것"이라며 "(2015년 1월1일부터 조사활동이 시작됐다는 정부의 주장은)여러가지 각도에서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저희 납득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한 명의 가족도 참고인으로 출석해 세월호의 신속한 인양을 눈물로 호소했다.

미수습자 가족 이금희씨는 "896일째 우리 딸이 세월호 속에 있다"며 "당을 떠나, 이념과 정치를 떠나 미수습자를 찾아달라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우리 딸이 세월호 속에 얼마나 더 있으면 해결이 되는 것이냐"며 "정부에게 호소한다. 사람부터 찾아달라. 유가족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 그리고 사람의 생명이 우선시되는 나라, 사람의 안전이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ahk@newsis.com

저작권자 © 의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