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서 최경희(오른쪽) 전 이화여대 총장과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대학장이 대화를 하고 있다.
【의회신문】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를 2016년 4월에 만난 것으로 전해진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과학부 교수 4명은 정유라씨가 그해 해당 학기에 수강한 6개 강의 중 체육학부 과목인 4개 강의의 담당이었다.

정씨는 이화여대 입학 후 3학기(2015학년도 1학기, 2016학년도 1학기·여름계절학기) 동안 수업을 100% 결석했다.

정씨는 총 20학점을 들은 첫 학기에는 대부분 'F'를 맞으며 학점 0.11을 받았지만 이들 4명을 만난 2016년 1학기에는 수강한 14학점을 모두 정상 취득해 2.27을 받았다. 첫 학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이 수강한 체육학부 강의의 담당교수들을 학기 중 만나 '상담'을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자리의 목적이 사실상 특혜 공모 내지는 요구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지난 4일 공개한 교육부의 이화여대 특별감사 문답 중요 내용에 따르면 최경희 전 총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체육과학부 이원준 학과장, 이경옥 교수, 강지은 교수, 서호정 강사는 2016년 4월 최씨와 정씨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김 전 학장이 본인의 사무실에서 이 학과장과 이 교수를 동석시켜 최씨와 정씨를 상대로 어떻게 하면 학점을 취득할 수 있을지 상담을 했고 그 후 이 학과장이 학과장실로 강 교수와 서 강사를 호출해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뉴시스 확인 결과 직접 강의를 하지 않는 최 전 총장과 김 전 학장을 제외한 이 학과장 등 4명은 해당 학기에 정씨가 수강신청을 한 체육과학부 강의들의 담당이었다.

2016년 3월에 개강한 1학기에 정씨가 수강한 전공선택 강의는 총 4개로 운동생리학(이원준), 코칭론(이경옥), 글로벌체육봉사(강지은), 퍼스널트레이닝(서호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실이 이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씨는 이 과목들에서 전부 C이상의 학점을 받았다.

정씨가 들어야 하는 강의의 담당교수들이 개강 후 1개월 간 나오지도 않은 정씨를 따로 만나 '상담'을 해 주고 학기 후 직접 학점을 준 것이다.

나머지 2개는 교양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와 일반선택 '컬러플래닝과 디자인'이다.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는 소설가 필명 '이인화'로 유명한 류철균 융합콘텐츠학과장이 담당이었다.

성적이 S(Success) 또는 U(Unsuccess)로 부여되는 이 과목에서 정씨는 S를 받았고 류 교수는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이미 지난 3일 구속됐다.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담당은 유진영 교수로 2016년 여름 계절학기 과목('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연구')에서 정씨의 과제물을 아예 대신 작성해 내준 것으로 밝혀진 이인성 교수의 직속 제자로 알려져 있다.

주목할 것은 정씨가 학점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류 교수와 이 학과장 등 교수 4명이 흡사하다는 점이다.

류 교수는 구속 전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 과정에서 "김 전 학장이 정씨와 최씨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고 (정씨와 최씨를) 교수실에서 만나기도 했다"고 했는데, 이 역시 2016년 4월이다.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정씨에게 S를 준 류 교수는 이후 조교에게 정씨 시험 답안지 대리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학과장 등 4명도 마찬가지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6일 "당시 학기에 정씨가 한 것이라고는 '망할새끼' 등 비속어를 써대고 교수(이경옥)가 존대말에 맞춤법 첨삭지도까지 해주는 등 논란이 됐던 '함량미달' 과제물이 전부"라고 말했다.

'김 전 학장 주선으로 2016년 4월 정씨·최씨 만남→학점 특혜'로 이어지는 과정과 그 시기에 있어 류 교수와 체육과학부 교수들이 동일한 것이다.

교육부는 특별감사 후 김 전 학장과 석연치 않게 정씨에게 학점을 부여한 모든 교수들에게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6일 김 전 학장과 이 학과장 등 체육과학부 교수들에게 2016년 4월 당시 정확한 상황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받지 않거나 전원을 꺼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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