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각, 가수
【의회신문】"요즘 날씨에 '혼자 한 잔'이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가수 허각(32)이 31일 14개월 만에 미니 앨범 '연서'(戀書)로 복귀했다.

한창 앨범을 준비할때, 음원 차트는 드라마 '도깨비' OST가 장악했다. 하지만 그는 이 상황을 개의치 않았다. 허각은 "'시기가 적당해서 시기가 적당하지 않아서', 이런 건 생각하지 않았다"며 '도깨비' 속 유행어를 인용하는 여유를 보였다.

망설이지 않고 '정면돌파'한 덕분일까. 이번 앨범 타이틀 '혼자, 한 잔'은 일부 음원사이트(엠넷·올레뮤직)에서 '도깨비' OST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31일 오후 5시30분 기준).

그는 "'도깨비'를 정말 재밌게 봤다. 그렇게 인기 많은 OST를 넘었다는 게 영광스럽다"며 "아직도 내 노래가 많이 사랑받는다는 생각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떠나간 연인을 생각하며 혼자 술을 마시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타이틀곡을 비롯해 미니 5집 '연서'는 이른바 '허각표 발라드'를 즐길 수 있는 앨범이다. 모두 이별 노래이고, 인트로곡인 1번 트랙과 미디엄 템포 발라드인 5번 트랙 '텔 미 와이'(Tell me why)를 뺀 네 곡은 낮게 읊조려 감상에 젖게한 뒤 고음으로 감정을 폭발시키는 발라드곡들이다.

허각의 발라드는 대체로 유사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의 노래가 대중의 마음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는 "노래를 따로 배우거나 공부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내 노래에 실력은 10~20% 정도다. 나머지 80~90%는 감정이다. 내가 노래의 주인공이 돼 최선을 다해 부르는 호소력, 그 진심이 많은 분께 전달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혼자, 한 잔'은 허각의 그 호소력이 통하는 노래다. 지고릴라(G.gorilla)가 작곡을, 심현보가 작사를 맡은 이 노래는 쓸쓸한 기타 선율과 애절한 허각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허각은 저음과 고음, 가성과 진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이별 후 포장마차에 홀로 앉아 소주를 마시는 남자'라는 이 노래 콘셉트를 완성한다. 그는 "꼭 이별했을 때가 아니더라도 혼자 적적할 때, 혼자 술 한 잔 할 때 들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허각은 활동을 하지 않았던 1년 2개월, 새 앨범을 준비하던 시기는 음악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최고 히트곡인 '헬로'(Hello)를 비롯해 앞서 거둔 성공이 부담감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불 다 꺼진 거실에 혼자 앉아서 마음을 다스렸다. 가족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아내와 대화 많이 했고, 다독여줬다. 아직 말은 잘 안 통하지만 두 아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더라. 그게 불안감을 극복하는 방법이었다."

이날 허각의 새 앨범 음감회 진행을 맡은 MC딩동은 "촉각 미각 청각, 노래는 허각"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허각은 이에 대해, "아직 멀었다. 오래 노래하고, 오래 사랑받고 싶다. 더 노래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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